'B팀은 없다!'
아시안컵 준우승국 한국(FIFA 랭킹 53위)이 골드컵 준우승국 자메이카(57위)를 완파하고 A매치 4연승을 달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친선경기서 지동원, 기성용(페널티킥), 황의조의 연속 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서 라오스, 레바논, 쿠웨이트를 차례로 제압한 것을 비롯해 A매치 4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슈틸리케호가 원팀을 증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쿠웨이트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대거 변화를 줬다.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정우영(빗셀 고베)을 빼고 무려 9명의 얼굴을 바꾸었다.
공언한 대로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날 "팀에 남은 선수는 19명이다. 교체 선수 6명까지 17명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선발 라인업도 변화를 줄 생각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월드컵 예선 후 친선전서 많은 변화를 주면 'B팀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누구나 다 선발로 뛸 자격이 있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항상 대표팀에 오는 선수들이 다시 오고 싶도록, 존중하며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발 명단을 9명이나 바꾸는 것은 도박에 가까웠다. 하지만 슈틸리케호는 늘 그랬듯 평정심을 유지했다. 주전을 내세웠던 쿠웨이트전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오히려 공격은 경쾌한 모습을 더 많이 연출했다.
그간 A대표팀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황의조(성남)를 필두로 한 공격이 불을 뿜었다. 지동원은 전반 35분 헤딩 선제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약 4년 만에 맛 본 A매치 골맛이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서 쟁쟁한 공격수들과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황의조도 전반 막판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등 위협적인 몸놀림과 마무리로 합격점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언급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진수(호펜하임)도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김진수는 본업인 수비는 물론 활발한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홍정호도 자메이카의 빠른 공격수들을 잘 막으며 무실점 승리에 일조했다.
이 외에도 선발 출전한 이재성, 김기희(이상 전북), 한국영(카타르 SC),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등이 모두 준수한 활약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한국이 자메이카전서 '원팀'과 '강팀'임을 동시에 증명했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