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바꾼 4선발 이현호(23)를 앞세워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마침표를 찍기 위해 나선다.
이현호는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당초 앤서니 스와잭이 4차전 선발로 나설 계획이었으나, 3차전 종료 후 김태형 감독은 "현재 스와잭의 팔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선발로 긴 이닝을 던지기는 조금 무리일 것 같다"는 말로 선발을 이현호로 바꾸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4차전 선발이 스와잭에서 이현호로 변경된 것이 상황에 따른 변화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계획된 연막작전이었는지는 알기 어렵다. 김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스와잭의 불펜 대기를 알리며 "4차전 선발은 유동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현호는 4차전 선발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코칭스태프로부터 들었냐는 질문에 부정은 하지 않았다.

어쨌든 4차전 선발은 정해졌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현호가 보여줄 피칭 내용이다. 시즌 후반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스와잭을 선발로 활용 불가능할 때 이를 대체할 1순위로 꼽혔던 것이 이현호다. 불펜에서 5.50이던 그의 평균자책점은 선발일 때 2.14로 훨씬 좋았다.
갑작스럽게 팀이 자신을 선발로 내보냈을 때도 이현호는 제 몫을 해냈다. 8월 16일 인천 SK전에 이재우가 선발로 내정됐다가 경기가 우천 순연되자 두산은 17일 선발을 이현호로 변경했다. 그는 이 경기에서 6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해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선발 이현호의 본격적인 출발점이기도 했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법한 경기에서도 강했다. 두산의 3위 희망을 살린 지난달 24일 롯데와의 더블헤더에서 1차전 선발이었던 이현호는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버티며 승리를 챙겼다. 이기면 3위, 지면 4위가 되는 정규시즌 최종전(4일 잠실 KIA전)에서도 5⅔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의 3위 등극에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늘 웃는 표정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특징인 이현호는 정규시즌 기록을 통해 볼 수 있듯 돌발변수에도 위축되지 않는 담대함도 자주 보여줬다. 이러한 배짱이 있는 것을 코칭스태프도 잘 알고 있어 중요한 고비가 와도 이현호에게 믿고 맡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마다 이현호는 팀을 실망시키지 않고 기대 이상의 피칭을 해왔다. 꾸준함도 장점이다. 이현호는 두산에서 유일하게 개막전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던 투수다.
두산은 3경기 연속 좌완 선발을 출격시킨다. 적장인 염경엽 감독은 이에 대해 "3경기 연속으로 좌완 선발을 만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우리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4차전도 패해 5차전으로 가면 두산도 시리즈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와 마찬가지로 다시 이현호의 어깨 위에 팀의 운명이 달렸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