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포스트시즌의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금 이대로라면 암흑기 시절이었던 2006년 이후 포스트시즌 최저관중이 우려된다. 최근 3년째 관중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더 이상 가볍게 볼 수 없다.
지난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는 99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1만2500석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넥센과 SK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7469명)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2만833명)-2차전(2만2765명)에 이어 올해 포스트시즌 4경기 모두 매진 실패다.
지난해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 5~6차전에 이어 최근 포스트시즌 6경기 연속 만원관중이 들어차지 않고 있다. 가을치고는 추위가 빨리 찾아왔고, 1~2차전 잠실구장에서는 가을비까지 심술을 부리는 등 궂은 날씨가 포스트시즌 흥행 저해에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설상가상 넥센이 서포터즈 포스트시즌 티켓 우선 예매 문제로 상당수 팬들의 반발을 산 것도 악재로 겹치고 있다. 넥센은 2013~2014년 6차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5차례나 매진을 이루며 평균 1만222명의 관중을 동원했으나 올해는 2경기 평균 8685명으로 관중이 적잖게 줄었다.
아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올해 포스트시즌 평균 관중 1만5242명은 2006년(1만3858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야구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2007년(2만299명)부터 2008년(2만4926명) 2009년(2만5641명) 2010년(2만2186명) 2011년(2만2715명) 2012년(2만4017명) 모두 평균 2만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 모으며 흥행 가도를 이어갔다. 이 기간 6년간 총 85차례 포스트시즌 경기 중 26경기 연속 포함 75차례나 매진됐다.
2012년 정점을 찍은 포스트시즌 평균 관중은 그러나 2013년 1만8200명과 2014년 1만6336명에 이어 올해 1만5242명으로 3년째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만원관중 실패도 2013년 3경기에서 2014년 5경기 그리고 올해 4경기 전경기 실패로 늘어나고 있다. 최고의 축제이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가을야구이지만 관중들 숫자는 그에 못 미치고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2006년 이후 최저 관중도 우려된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2위 NC의 홈 마산구장은 1만1000석,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삼성의 홈 대구구장은 1만석 미니구장이다. 많은 관중을 동원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정규시즌 홈경기 관중순위에서도 삼성과 NC는 각각 8~9위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의 모든 열기를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전국구 인기구단 LG·롯데·KIA가 8년 만에 동반 포스트시즌 탈락한 것도 흥행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KIA-롯데가 참여한 2009년 포스트시즌은 역대 최다 41만262명, 평균 2만5641명의 관중을 동원한 바 있다. '엘롯기'가 없는 현재 상황에선 마땅한 흥행 동력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결국 남은 건 얼마나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뜻하지 않은 신경전과 심판들의 판정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남은 플레이오프 및 한국시리즈에서는 큰 잡음 없이 경기력으로 어필해야 한다. 남은 포스트시즌에서 가을잔치의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