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넥센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승부수를 던졌다. 양훈을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투수로 내정, 양훈은 3일 휴식 후 다시 선발 등판한다.
이로써 넥센은 3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을 3선발 체제로 치른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이었던 2013시즌에는 나이트 밴헤켄 오재영으로, 2014시즌에는 밴헤켄 소사 오재영으로 선발진을 꾸렸었다. 그리고 올해 가을잔치에선 밴헤켄 양훈 피어밴드로 선발 로테이션이 돌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은 포스트시즌서 선발투수 4명을 둔다. 포스트시즌에선 2연전 후 하루 휴식이 보장된다. 때문에 선발투수가 다섯 명까지는 필요 없다. 하지만 선발투수 3명으로 가면, 3일 휴식 후 등판하는 선발투수가 나온다. 양훈은 지난 10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한 바 있다. 이번 정규시즌 막바지에 넥센 선발진에 합류, 3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17⅓이닝 2실점으로 맹활약했다. 선발 등판이 성공할 가능성 자체는 높다.
문제는 역시 3일 휴식이다. 양훈에게 포스트시즌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트시즌 데뷔전 또한 지난 10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아직 가을잔치가 익숙하지 않고,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도 낯설다. 팀이 벼랑 끝에 있는 만큼, 전력투구 외에는 답이 없으나, 성공 확률이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2007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리오스가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이 실패한 이후, 거의 모든 팀들이 포스트시즌은 4선발 체제로 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투수인 커쇼 조차 지난 2년 동안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에서 고개를 숙였다. 선발투수를 해부하고, 작은 틈도 놓치지 않는 포스트시즌에선 100% 컨디션이 아니면 당하기 쉽다. 지난해처럼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소사가 3일 휴식 후 나섰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았을지 모르지만, 양훈에게는 물음표가 붙는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13일 3차전에 앞서 “오늘 이기고 4차전으로 가면 선발투수는 무조건 양훈이다. 김상수도 생각했지만, 양훈으로 가기로 했다. 3일 휴식 후 던지게 하기로 했다”며 애초에 3선발 체제를 머릿속에 넣어뒀음을 전했다. 그만큼 넥센은 매년 토종 선발진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 시즌에는 셋업맨 한현희를 선발투수로 기용했으나, 시즌 중반 다시 불펜으로 돌리고 말았다. 지난 2년처럼 오재영이 있었다면, 4선발 체제로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재영은 끝내 컨디션을 포스트시즌에 맞추지 못했다.
결국 넥센으로선 이번 4차전에서 양훈이 5이닝만 버텨도 대성공이다. 그런데 우려한 것처럼 경기 초반에 조기강판이라도 당하면 흐름은 상대팀을 향할 것이다. 넥센 역시 리그 전체에 만연하고 있는 토종 선발투수 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