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는 역시 쉽게 끝나지 않았다. 넥센이 반격하며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 갔다. 점차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김현수(27, 두산)와 조상우(21, 넥센)의 어깨에 시리즈 향방이 달려 있다는 평가다.
넥센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앤디 밴헤켄의 역투와 초반 터진 솔로포 두 방을 묶어 5-2로 이겼다. 잠실 원정 2경기에서 모두 지고 홈으로 돌아온 넥센은 말 그대로 기사회생하며 승부를 4차전까지 몰고 갔다. 내심 3차전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던 두산은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두산이 여전히 유리한 위치임은 분명하다.
이번 시리즈는 팽팽한 흐름 속에 진행되고 있다. 1·2차전은 1점차 승부였고 3차전도 어느 한 쪽으로 힘의 균형이 확실하게 기울어졌다고는 볼 수 없다. 힘은 두산 쪽이 좀 더 남아있다. 5차전 선발로 푹 쉰 더스틴 니퍼트가 대기하고 있는 두산은 4차전에서 이현호와 앤서니 스와잭이라는 두 명의 선발 요원을 투입시킬 수 있다. 이에 비해 넥센은 3일을 쉰 양훈이 선발로 나서야 한다. 5차전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도 무게감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두산은 4차전에서 힘으로 넥센 마운드를 돌파할 필요가 있다. 반면 넥센은 양훈을 필두로 마운드가 버티고 타선의 장타력이 응원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키 플레이어는 두산 중심타선의 핵심인 김현수, 그리고 넥센은 구원진의 핵심인 조상우라고 할 만하다. 두 선수의 활약은 4차전 승리의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김현수는 1·2차전에서 괜찮은 타격감을 뽐냈다. 모두 선발 4번 타자로 나선 김현수는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볼넷 2개를 골라 나갔고 5회에는 결정적이고 과감한 홈 쇄도로 결승점을 냈다. 다만 3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가뜩이나 잘 맞지 않고 있는 두산 중심타선에서 김현수의 침묵은 폭발력 저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조상우는 넥센 마운드 최후의 보루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그 비중이 더 커진 모양새다. 7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호투한 조상우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들어서도 2경기에 나섰다. 1차전에서 2이닝 동안 48구를 던진 조상우는 9회 마지막 고비에서 동점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3차전에서는 1⅓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지켰다. 조상우의 호투는 팀의 승리로, 붕괴는 팀의 패배로 직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현수는 올 시즌 넥센과의 15경기에서 타율 3할5리로 자신의 시즌 평균(.323)보다 다소 떨어지는 성적을 냈다. 목동구장에서는 8경기에서 홈런 2개를 때렸으나 타율 2할5푼에 그쳤다. 이런 김현수가 반등한다면 두산은 경기 초·중반 리드를 잡고 넥센을 괴롭힐 수 있다. 반면 넥센은 조상우가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등판할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어깨의 피로도가 쌓일 법한 조상우가 그 승리를 지켜야 한다. 두 선수의 활약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