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 골잡이 대결에서 아드리아노(28, FC서울)가 웃었다.
서울은 울산문수구장에서 벌어진 2015 KEB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울산 현대를 2-1로 제압했다.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 성남FC에게 승부차기 끝에 2-4로 패했던 서울은 2년 연속 결승에 올랐다. 서울의 마지막 우승은 지난 1998년이다. 당시 서울의 전신 안양LG가 울산을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K리그 클래식에서 나란히 가장 많은 14골을 넣고 있는 아드리아노와 김신욱의 득점대결이 볼만했다. 경기 전 윤정환 감독은 아드리아노의 수비에 대해 “걷어차서라도 막아야죠. 골은 집중력에서 갈리니까 잘 막아야 한다”며 농담을 했다. 그만큼 중요한 선수라는 의미였다.

최용수 감독의 지론은 약간 달랐다. 그는 김신욱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자꾸 신욱이 신욱이 안한다. 김신욱이 아닌 전체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공격수의 활약은 대단했다. 울산은 세트피스상황에서 김신욱의 높이를 철저히 이용했다. 김신욱은 전반전 위협적인 헤딩슛 두 방을 터트렸지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결정력에서 아드리아노가 위였다. 전반 37분 몰리나가 감각적으로 찔러준 스루패스를 아드리아노가 수비수들의 시선을 모은 뒤 공을 살짝 피하며 최전방의 다카하기에게 연결했다. 쇄도하던 다카하기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골을 성공했다. 몰리나의 도움으로 기록됐으나 아드리아노의 센스가 골을 만들었다.
추가골은 순전히 아드리아노의 개인능력이 빚어낸 작품이었다. 후반 9분 스루패스를 받은 아드리아노는 공을 잡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냈다. 그러나 몸은 공을 받는 척 속인 뒤 곧바로 치고 올라갔다. 순간의 센스로 포백수비 네 명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었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아드리아노는 대각선 오른발슛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축구센스와 결정력이 동시에 빛을 발한 멋진 골이었다.

울산은 후반 23분 코바가 한 골을 만회했다. 울산은 김신욱을 중심으로 끝까지 따라붙었지만 서울의 수비가 견고했다. 결국 서울은 울산의 추격을 따돌리고 2년 연속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아드리아노의 축구센스가 눈부셨던 경기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