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가 아쉬움을 곱씹으며 가을잔치를 마감했다.
박병호는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회 쐐기 솔로포 포함 2안타 2타점을 활약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듯 했느나 불펜이 7점차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9-11 역전패를 당했고 그대로 2015시즌을 마감했다.
박병호에게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각별했다. 2년 연속 50홈런을 터트리며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렸다. 해외진출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적이었다. 어쩌면 자신을 받아주었고 잠재력을 터트리게 만들어준 넥센과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시리즈였다.

1차전에서는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빛냈다. 세 번째 타석에서 잠실구장의 한복판을 가르는 중월홈런을 날렸다. 이어 네 번째 타석에서는 희생플라이를 날려 2타점을 수확하면서 승리를 이끄는 듯 했다. 그러나 불펜이 무너지면서 빛바랜 활약이 됐다. 2차전에서는 볼넷 1개만 골랐을 뿐 3타수 무안타의 침묵에 빠졌다. 넥센도 2연패의 벼랑끝에 몰렸다.
그러나 안방 목동으로 옮긴 3차전에서는 볼넷 2개를 얻으며 기회를 만들었고 2득점을 올렸다.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까지 터트렸다. 홈런을 쏘아올리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찬스를 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3차전은 5-2로 승리하면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4차전에서는 홈런이 터졌다. 4회 노경은을 상대로 볼카운트 1B 상황에서 들어온 몸쪽 138km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중견수 뒤 담장을 넘겨버렸다. 비거리 125m짜리 홈런이었다. 박병호의 홈런으로 넥센은 6-2로 달아났다. 성남고 1년 후배이기도 한 박병호는 최근 3년간 노경은을 상대로 17타수 8안타로 강했는데 그중 6개가 홈런이었다.
이날 박병호는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4번타자의 몫을 톡톡히 했다. 팀은 6회말이 끝나면서 9-2까지 넉넉하게 앞서며 2패 뒤 2연승을 달리는 듯 했다. 그러나 믿었던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 등 불펜 트리오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포스트시즌 사상 최다 점수차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마지막 쇼케이스는 성공적이었다. 4경기에서 11타수 4안타(2홈런) 5볼넷 4타점 5득점을 기록했다. 홈런도 컸지만 5볼넷에서 나타나듯 팀 득점을 위해 진심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허망하게 끝난 시리즈였지만 그의 존재감과 진정성은 마지막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autumnbb@osen.co.kr
[사진] 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