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13년 넥센은 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만났다. 1차전과 2차전을 잡고 플레이오프 밑그림을 일찌감치 그리기 시작했지만 3,4차전을 어이없이 내주면서 결국 최종전까지 갔다. 그리고 최종전이었던 목동 5차전, 넥센은 9회말 2아웃에서 박병호가 동점 스리런을 날리기까지 했지만 두산에 무릎을 꿇었다. 역대 프로야구 4번째 역스윕이 나온 순간이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 넥센과 두산은 다시 준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2년 전과는 다르게 올해는 먼저 두산이 1,2차전을 1점 차로 잡았다. 잠실에서 원투펀치를 얻어맞은 넥센은 안방 목동에서 대반격을 준비했다.
일단 13일 3차전에서 5-2로 승리를 거두면서 급한 불을 끈 넥센. 매 경기가 총력전인 넥센은 4차전 양훈을 내세웠고, 두산은 이현호로 맞불을 놨다. 넥센은 꾸준히 안타를 내줬지만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병살타 3개에 라인드라이브 더블아웃으로 위기를 넘겼다. 넥센은 박동원이 4타점, 박병호가 쐐기 솔로포를 날린 가운데 9회초 마지막 수비에 들어가기 전까지 9-5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거짓말같이 넥센은 무너졌다. 한현희가 오재원과 김재호에게 연속안타를 맞았고, 정수빈의 우익수 플라이로 1사 1,3루가 됐다. 넥센은 매뉴얼처럼 조상우를 4차전에도 투입했다. 그렇지만 넥센의 마지막 보루였던 조상우는 완전히 무너졌다. 허경민에게 1타점 적시타, 오재일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맞았고 김현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 양의지에게 역전 2타점 안타까지 얻어맞고,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1점을 더 내주면서 9회에만 넥센은 6실점을 했다.
9회 들어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잠실행 버스가 보였던 넥센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넥센은 힘을 잃었고, 거짓말처럼 무너지고 말았다. 이렇게 가을의 반전을 꿈꾸던 넥센은 2015 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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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