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희망이었던 FA컵 우승은 좌절됐다. 울산은 남은 시즌에서 희망을 볼 수 있을까.
울산 현대는 울산문수구장에서 벌어진 2015 KEB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FC서울에게 1-2로 패배를 당했다. 구단 역사상 첫 FA컵 우승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희망했던 울산의 마지막 희망도 날아갔다.
FA컵 우승은 울산 선수들의 동기부여에 매우 중요했다. 올 시즌 울산은 K리그 클래식에서 9위에 그치며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졌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우승후보로 지목되던 울산이었다. 상위스플릿행이 좌절되며 우승경쟁에서 중도 탈락한 것은 명문구단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다.

선수들은 오직 ‘FA컵에 올인’할 목적이었다. 울산은 1998년 안양LG에게 1-2로 패한 것이 유일한 FA컵 결승전이었다. 만약 FA컵을 잡는다면 시즌 부진에 대한 명예회복과 ACL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어느 때보다 FA컵에 대한 열망이 컸다.
준결승전 패배 후 선수들은 물론 윤정환 감독까지 허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남은 하위스플릿 5경기가 남아있지만, 사실 어떻게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할지 매우 난감한 상황이다. 윤 감독은 “오늘 경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의욕적으로 했다. 아쉬운 결과다. 선수들이 열심히 한 결과는 아니었다. 아쉬울 뿐이다. 끝났으니 돌이킬 수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울산은 당장 17일 인천과 34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인천은 FA컵 준결승에서 전남을 2-0으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갔다. FA컵 결승에서 만나길 원했던 상대와 하위스플릿에서 만나게 됐다. 울산 선수들의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윤 감독은 하위스플릿 운영계획에 대해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 내일이 돼야 무슨 말을 해야 될지 생각날 것 같다. 오늘 경기가 끝나면서 힘이 많이 빠졌다. 내 자신도 추슬러야 한다”며 엄청난 심적부담을 드러냈다.
타이틀을 떠나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하는 것이 프로다. 울산은 남은 경기서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올 시즌 무관에 그친 울산은 혹독한 시련의 시기를 맞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