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이닝이었다. 잠실로 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두산 베어스를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두산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의 4차전에서 9회초 거짓말 같은 드라마를 쓰며 11-9로 역전 드라마를 썼다. 극적으로 3승 1패를 만든 두산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NC 다이노스와 일전을 벌인다.
마운드가 무너져 2-9로 뒤지던 7회초부터 두산의 맹공은 시작됐다. 선두 최주환이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로메로의 중전안타로 1, 2루를 만든 두산은 오재원의 유격수 땅볼과 김재호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2점을 추격해 4-9를 만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큰 변화는 없어 보였다.
8회초에도 1점을 추가했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외야 우측으로 3루타를 치고 나갔고, 1사 후 김현수가 2루 땅볼을 쳐 두산은 1점 더 쫓아갔다. 이후 양의지의 중전안타와 최주환의 2루타가 나왔지만 대타 홍성흔이 한현희에 막혀 추가 득점은 없었다.
5-9에서 맞이한 운명의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두산은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시작은 오재원이었다. 선두타자 오재원의 중전안타와 김재호의 좌전안타에 이은 정수빈의 우익수 플라이로 상황은 1사 1, 3루. 이때부터 두산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헌납하지 않고 점수를 뽑아나갔다.
허경민의 좌전 적시타로 1점 따라간 두산은 대타 오재일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고, 여기서 김현수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1점차까지 쫓아갔다. 그리고 후속타자 양의지가 외야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날렸을 때 좌익수 문우람이 볼을 더듬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10-9 역전이었다.
두산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문우람의 실책에 양의지가 3루까지 갔고, 양의지는 최주환의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에 홈을 파고들어 두산은 11-9로 달아났다. 두산은 언제 뒤졌나는 듯 마무리 이현승을 준비시켰다. 이현승은 9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막고 화려한 준플레이오프 피날레를 장식했다. /nick@osen.co.kr
[사진] 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