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에 이어 강정호(피츠버그)까지 성공하면서 한국야구를 바라보는 메이저리그의 시선이 달라졌다. 이제 국내 야구장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만나는 건 낯설지 않은 일이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보겠다는 한국인 선수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상당수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전망이다. KBO에서는 박병호(넥센) 김현수(두산) 손아섭(롯데)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고, NPB에서는 오승환(한신)과 이대호(소프트뱅크)가 나란히 자유의 몸이 돼 메이저리그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노모 히데오와 스즈키 이치로의 성공 이후 2000년대 일본인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처럼 한국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러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올 시즌 피츠버그가 강정호 영입으로 대박을 치면서 야수들의 주가가 상승했다.

KBO리그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그는 이미 굴지의 에이전시회사 옥타곤과 계약을 체결했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끈 거물 에이전트 앨런 네로가 "쿠바 선수였다면 1억 달러 이상 받을 것이다"고 홍보하고 나섰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워낙 관심도와 평가가 높아 무난하게 진출할 전망.
다만 나머지 선수들의 경우에는 확신할 수 없다. 김현수는 완전한 FA가 되지만, 코너 외야수로서 메이저리그에서도 장타력이 통할지가 관건이다. 손아섭은 구단의 동의하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포스팅 입찰 금액이 미지수다. 구단에서도 일단 그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라 여러 난관을 넘어야 가능하다.
한신과 2년 계약이 끝난 오승환은 2년 전 이루지 못한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한다. 그러나 한신에서 워낙 많은 공을 던져 올 시즌 구위 저하를 보인 것이 약점이다. 이대호도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과 +1 계약을 실행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을 수 있지만 매번 지적되는 수비 포지션 문제가 관건으로 작용한다.
KBO 선수 관찰을 위해 국내를 찾은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강정호의 성공으로 한국인 선수들을 보는 시선에 큰 변화가 왔다. KBO리그도 이제는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모든 선수들이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본도 2000년대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상당수 실패했다. 지금은 그들을 바라보는 기대치가 높지만 철저한 준비와 과정 없이는 제대로 된 평가와 대우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 김광현(SK)과 양현종(KIA) 모두 낮은 몸값 때문에 국내 잔류를 결정했다. 그럼에도 강정호의 성공 이후 꿈을 찾아 떠나는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과연 올 겨울에는 얼마나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