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과 두산의 얄궂은 만남, 사연 많은 PO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15 06: 54

한국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얄궂은 매치가 성사됐다. NC 김경문(57) 감독이 친정팀 두산과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이게 된 것이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꺾으면서 NC의 플레이오프 파트너로 결정됐다. 1군 진입 3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한 NC는 오는 18일부터 두산과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두산이 3일의 휴식을 벌어 NC에도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김경문 감독이 친정팀 두산과 가을잔치에서 만난 것이 시선을 끈다. 김경문 감독과 두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1982년 원년 OB의 한국시리즈 우승 포수였던 김 감독은 1990년 태평양에서 1년만 뛰었을 뿐 1991년 OB로 돌아와 친정팀에서 은퇴했다. 1998년 OB 배터리코치를 맡아 포수왕국을 이끌었고, 2004년 사령탑 자리에 올라 화수분 야구를 구축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두산은 2000년대 가을야구 단골손님이었다. 2004~2007년에는 시즌 전 중하위권 전망을 보기 좋게 깨뜨리는 반전의 팀이었다. 발 빠른 선수들을 적극 활용한 공격적이고 호쾌한 야구가 김경문호 두산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김 감독은 2011년 6월 자진 사퇴하기 전까지 8시즌 통산 512승432패16무 승률 5할4푼2리를 기록했다. 8시즌 중 6시즌을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그 중 3번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러나 2005·2007·2008년 모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은 가을야구에 나갈 때마다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도 우승 숙원을 이루지 못한 것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물러났다. 김 감독이 물러난 뒤 두산은 3번이나 감독을 교체했지만 아직까지 정상에 자르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NC 초대감독으로 옮긴 김 감독은 특유의 선수 보는 안목과 육성, 뚝심 있는 리더십과 용병술로 신생팀을 일약 강팀으로 성장시켰다. 
1군 진입 2년만의 첫 가을야구였던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LG에 1승3패로 패퇴한 NC이지만 아픈 경험을 거울 삼아 올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은 친정팀인 두산을 넘어야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다. 두산 역시 인연이 오래된 김 감독의 NC를 깨야 우승의 목마름을 해갈할 수 있다. 한국시리즈로 향하는 길목에서 참 얄궂은 만남이다. 
두산에는 김경문 감독과 인연 있는 사람들이 많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코치 시절부터 같은 포수이자 배터리코치로 김경문 감독의 길을 따라왔다. 스스로도 "김경문 감독님이 롤 모델이다. 확고한 주관을 갖고 팀을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경문 감독 시절 발굴하고 키운 김현수를 비롯해 오재원·양의지·민병헌·정수빈 등이 여전히 두산의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김경문 감독은 우승을 갈망하는 옛 제자들을 꺾어야 한국시리즈로 갈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승리가 결정된 직후 "정규시즌 이후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했다. 지난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준비 기간 동안 누가 올라오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준비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준비했다. 가을 축제답게 선수들과 마음껏 뛸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연 많은 김경문 감독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만남이 가을야구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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