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슈틸리케호가 1년 만에 한국 축구를 바꿔놓았다.
아시안컵 준우승국 한국(FIFA 랭킹 53위)이 골드컵 준우승국 자메이카(57위)를 완파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친선경기서 지동원, 기성용(페널티킥), 황의조의 연속 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서 라오스, 레바논, 쿠웨이트를 차례로 제압한 데 이어 신바람 나는 A매치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 축구는 2014 브라질 월드컵서 참패를 맛봤다. 조별리그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탈락했다. 위기를 타개할 구세주가 절실했다.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든 주인공은 독일 축구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사령탑으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지 못했지만 의구심은 1년 만에 눈녹 듯 사라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착실히 팀의 기반을 다졌다. 급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새로운 선수를 발굴, 육성하면서 주전과 백업의 경계선을 자연스럽게 지웠다. 선수들도 선의의 경쟁을 즐겼다. 팀은 강해졌다.
올해 초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1월 호주 아시안컵서 27년 만에 결승 진출을 일궜다. 8월 중국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는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자메이카전은 슈틸리케호가 '원팀'이라는 걸 증명한 한 판이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1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였다. 벤치를 지키던 이들이 수장의 믿음에 200% 보답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언대로 쿠웨이트전과 비교해 대거 선발 라인업을 바꿨다.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정우영(빗셀 고베)을 제외하고 무려 9명을 새 얼굴로 채웠다. 감독으로선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슈틸리케 감독 말대로 'B팀'은 없었다. 태극전사는 하나였다. 진정한 원팀이었다. 주전 선수가 벤치를 지켜도, 백업 자원이 선발로 나와도 경기력은 그대로였다. 감독은 선수를 믿었고, 선수도 감독의 선택을 존중했다.
'원팀' 슈틸리케호는 한국 축구의 새 얼굴이다./doly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