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팀이 우위라고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박빙이다.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가 '예측불허' 시리즈를 예고하고 있다.
두산이 넥센을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1패로 격추시키며 플레이오프에서 NC와 만나게 됐다.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 3일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된 것도 호재.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한 NC도 차분하게 준비했지만 4차전 극적인 역전극으로 올라온 두산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정규시즌에서도 상대전적 8승8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 투타 기록은 NC가 우위

올 시즌 16차례 맞대결 기록을 보면 NC가 투타에서 모두 두산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NC가 4.60으로 두산의 6.09보다 훨씬 낮다. 에릭 해커(2승·2.18) 손민한(2승2패·4.81) 이태양(1승·1.80) 최금강(1승2홀드·2.53) 임창민(3세이브·2.08)이 두산 상대로 호투했다. 두산은 NC전에서 유희관(2승1패·2.84) 장원준(1승1패·2.77)이 강했다. 함덕주(1승3홀드·0.96)오현택(1패3홀드·1.69)도 중간에서 호투했으나 더스틴 니퍼트(1패·9.53) 이현승(2세이브·11.25)이 안 좋았다.
타격 성적에서도 NC가 두산전에 타율 3할3리 평균 6.0득점을 올렸다. 홈런 17개 포함 팀 OPS는 .859. 두산의 NC전 타율 2할9푼4리 평균 4.7득점 OPS .797에 비해 모두 높은 수치들이다. 에릭 테임즈(.431·7홈런·24타점·1.504) 박민우(.359·5타점) 나서범(.328·3홈런·15타점·.941) 김종호(.370·4타점·.981)가 초강세였다. 두산은 김현수(.439·3홈런·8타점·1.210) 양의지(.309·2홈런·7타점·.896) 김재호(.327·6타점·.808)가 활약했으나 정수빈(.132)이 유독 NC전에 부진했다.
NC가 두산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부분은 역시 도루였다. 팀 도루 1위에 빛나는 NC는 두산전 16경기에서 도루 23개를 성공시켰다. 박민우(7개) 김종호(6개) 테임즈(5개) 나성범(4개)이 적극적으로 뛰었다. 두산이 가장 많은 도루를 허용한 팀이 NC인데 투수들의 주자 견제와 양의지의 도루저지 능력이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 두산이 대등했던 이유
주요 기록에서 NC에 모두 뒤지는 두산이 상대전적에서 8승8패로 대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7점차 역전승을 거둔 두산은 올 시즌 역전승이 39번으로 리그 최다. NC 상대로 거둔 8승 중 5승이 역전승이다. 시즌 개막전에서 4점차 열세를 뒤집은 것을 시작으로 6회 이후 역전승도 2번 있다. 불펜이 강한 NC도 두산을 만나면 한순간 흐름을 막지 못해 승부가 뒤바뀌었다.
반대로 역전패는 8패 중에서 2번밖에 되지 않았다. 선발투수들이 6이닝 이상 던진 8경기에서 7승1패로 확실히 높은 승률을 보였다. 불펜이 약한 두산이지만, NC전에서는 역전패를 최소로 줄였다. 중간에서 함덕주와 오현택이 NC 타자들을 봉쇄한 효과. 전체적인 맞대결 기록은 뒤지지만 이겨야 할 경기는 확실하게 잡았기에 NC와 대등한 승부를 벌일 수 있었다.
물론 무너질 때에는 한없이 무너졌다. 5월26일 마산 경기에서 2-13, 9월3일 마산 경기 4-15, 9월30일 잠실 경기 5-17 경기에서 나타나듯 10점차 이상 대패를 3번이나 당했다. NC 타선의 화력을 초반에 막지 못할 때 두산 마운드는 속절없이 무기력하게 졌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 가을야구 초보와 베테랑
NC는 창단 첫 가을야구였던 지난해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1차전에 외국인 투수들을 제치고 이재학을 선발 카드로 과감하게 내세웠지만 1회 시작부터 6실점으로 자멸했다. 2차전에서는 2루수 박민우가 9회 평범한 내야 뜬공 타구를 떨어뜨리는 실책을 범해 뼈아픈 추가점을 내줬다. 곳곳에서 경험 미숙을 드러냈지만 첫 가을야구를 한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 김경문 감독 역시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답게 나성범의 투수 테스트까지 모든 상황을 가정하며 준비했다.
반면 두산은 가을야구 베테랑들이 즐비하다. 2004년부터 최근 12년간 무려 9번이나 포스트시즌에 나갈 정도로 가을야구가 익숙하다.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지만 큰 경기에서 즐기는 방법을 안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두 번의 1점차 승리와 마지막 4차전 7점차 뒤집기 쇼로 가을야구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경험 면에서는 NC 선수들보다 확실히 우위를 보이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준플레이오프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초보 감독으로서 가을야구 첫 단추를 잘 꿰었다.
두산은 넥센과 4차전까지 치열한 승부를 했지만 비교적 전력 소모가 크지 않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니퍼트를 아껴놓은 결과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기용이 가능해졌다. 체력적인 핸디캡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NC와 플레이오프를 대등하게 가져갈 수 있다. 두산의 내상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NC 역시 더욱 긴장의 끈을 풀지 않고 준비한다. 여러 데이터와 변수들은 예측불허 플레이오프를 예고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