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목동구장과의 이별 쿨하지 못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10.15 06: 57

넥센 히어로즈가 목동구장 마지막 경기를 허무하게 마쳤다.
넥센은 지난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회초 6점을 내주며 9-11 충격의 재역전패를 당했다. 넥센은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올 시즌 모든 경기를 마쳤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넥센이 목동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넥센은 5일 서울시와 고척스카이돔(이하 고척돔) 사용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대로 모든 협상이 완료되면 넥센은 내년부터 2년간 고척돔에서 모든 홈경기를 치르게 된다. 2008년 목동에 둥지를 튼지 8년 만의 이별이다.

넥센은 2008시즌을 앞두고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현대 유니콘스 대신 제8구단을 창단하면서 서울 입성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서울에는 마땅한 구장이 없었고 아마 전용 구장이었던 목동구장이 리모델링을 거쳐 넥센의 거처가 됐다. 넥센은 구단의 미래가 불투명하던 2000년대 후반을 거쳐 꼴찌였던 2011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2013년까지 목동구장에서 '희로애락'의 여덟 시즌을 보냈다.
삼성이 올해 대구시민야구장에서의 마지막 시즌 경기를 멋지게 치르고 피날레 행사를 진행한 것과 달리 넥센은 변변찮은 이벤트 없이 목동구장과 작별하게 됐다. 시즌 최종전에서는 삼성에 0-1 영봉패를 당했고 포스트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점수차 역전패를 허용하며 큰 아쉬움만 안았다.
넥센은 목동구장에서 역대 최초 4년 연속 홈런-타점왕과 최초의 KBO 출신 메이저리거 내야수를 배출했다. 투수진 육성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야수 부문에서는 지난해까지 일곱 시즌 동안 MVP도 2명, 신인왕도 1명이 탄생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경기에서 찍은 '막장 드라마' 때문에 넥센과 목동구장의 이별은 끝까지 '징'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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