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일본 제패를 노리는 소프트뱅크가 첫 단추를 잘 잠궜다. 이대호(33, 소프트뱅크)도 비교적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역대 사례에서 좋은 기억도 있는 가운데 이대호의 방망이가 후반기의 아쉬움을 포스트시즌에서 떨쳐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정규시즌 퍼시픽리그 1위를 차지한 소프트뱅크는 14일 후쿠오카의 야후 오크돔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의 클라이막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 1차전에서 3-2로 이겼다. 연장 10회 1사 만루에서 우치카와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신승했다.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니혼햄을 잡은 지바 롯데의 기세를 1차전에서 돌려세웠다.
고전 끝에 거둔 승리였지만 의미는 컸다. 파이널 스테이지에서는 정규시즌 우승팀이 1승을 먼저 안고 시작한다. 정규시즌 우승팀에 대한 예우이자 우대다. 가뜩이나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힘을 빼고 온 도전자로서는 큰 불리함이다. 정규시즌 우승팀에 1승이 부여된 2008년 이후 14번의 시리즈에서 도전자가 승리하고 일본시리즈에 나간 적은 단 2번(2010년 롯데, 2014년 한신)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두 팀은 1차전을 잡았다. 1차전을 진 팀이 일본시리즈로 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특히 퍼시픽리그의 경우는 2007년 이후 8년 동안 1차전을 이긴 팀이 모두 일본시리즈에 나갔다. 한 번쯤은 예외가 있을 법도 한데 그런 사례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도 2011년 세이부와의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4전 전승을 거둔 뒤 주니치를 꺾고 일본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니혼햄과의 첫 경기에서 이긴 기세를 몰아 일본시리즈에 나갔고 결국 한신을 4승1패로 꺾고 정상에 재등극했던 기억이 있다. 일본 언론이 소프트뱅크의 1차전 승리에 주목하는 이유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소프트뱅크가 앞서 있고 롯데는 에이스 몫을 하는 와쿠이 히데야키가 5차전에나 투입될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가을에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대호가 후반기 아쉬움을 털고 일본시리즈 2연패에 공헌할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이대호는 올해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다. 전반기에 3할3푼1리의 고타율을 기록한 이대호는 후반기 타율이 2할2푼까지 추락하며 결국 3할 타율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3할9푼4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우승에 공헌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파이널 스테이지에서는 4차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리며 타율 4할6푼7리를 기록했다. 일본시리즈에서도 타율 3할3푼3리로 제 몫을 했었다.
올해도 첫 경기는 감이 괜찮아 보였다. 시즌 막판 몇몇 잔부상이 있었지만 휴식기 동안 어느 정도 털어내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안타는 하나에 그쳤지만 5회 후지오카를 상대로 좌측 방향으로 큰 타구를 날려 보내는 등 방망이는 비교적 매섭게 돌아갔다. 공백기로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져 있었음을 고려하면 나머지 경기에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