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다가오던 플레이오프 티켓을 눈앞에서 놓쳐버렸다.
넥센은 지난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회초 6점을 내주며 9-11 충격의 재역전패를 당했다. 넥센은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목동구장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포스트시즌 사상 최다 점수차 역전패의 비극으로 끝났다.
넥센은 8회말까지만 하더라도 희망에 부풀어있었다. 넥센은 이날 양훈이 사흘 휴식에도 6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준수한 피칭을 선보였고 타선이 모처럼 초반부터 터지면서 6회말엔 9-2까지 앞섰다. 3차전 승리에 이어 이날도 이긴다면 2연패 후 2연승으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찬스고 그렇게 될 듯 보였다.

그러나 9-4로 쫓긴 7회 1사 1루에서 손승락이 마운드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8회 2사 2,3루에서 한현희가 등판했고 9회 무사 1,2루에서 조상우가 나와 총 7실점을 '합작'하며 두산에 승기를 내줬다. 넥센이 믿고 쓰는 필승조 3인방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패배였다.
넥센은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포함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11명의 투수진을 꾸렸는데 실전에 등판한 선수는 총 9명이었다. 이중 김택형, 하영민, 김대우가 각각 1경기씩에 나왔을 뿐 조상우가 4경기, 손승락이 4경기, 한현희가 4경기에 나섰다. 김택형, 하영민, 김대우는 모두 필승조들이 다 소진되고 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올랐다.
특히 점수차가 벌어졌던 4차전 7회 5점차 상황에서는 다른 투수가 나설 수도 있겠지만 넥센 벤치는 확실하게 승리를 가져가겠다는 의지로 필승조를 올렸다. 그러나 이미 과부하가 걸려 있던 필승조의 투입은 오히려 독이었다. 결과론적이라도 앞선 상황에서 다른 투수를 먼저 써봤다가 위기가 왔다 싶을 때 필승조를 짧고 굵게 투입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들이었다.
넥센은 이번 시리즈 초반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계속 팽팽한 경기를 했고 마운드의 긴장감과 체력 소모도 컸다. 그러나 선발 3명과 필승조 3명 외 다른 투수들에게는 '남의 축제' 같이 보인 것도 사실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포스트시즌이기에 소수 정예 멤버만 나설 수 있다 해도 기회 자체가 오지 않으면 실력을 발휘할 무대도 없다.
넥센의 1차전 패전투수는 김택형, 2차전 패전투수는 하영민이었다. 팽팽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두 투수는 하루 간격으로 나란히 결승점을 허용했다. 경기 경험이 없는 두 투수의 패전을 보며 염 감독은 나머지 경기를 더 확실하게 지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결국 필승조에 대한 의존을 키운 것도 넥센 마운드다. 염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내년 시즌 보완할 점으로 투수를 다시 꼽았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