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DS] '큰 경기 해결사' 해멀스, TEX 내야가 망쳤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15 08: 45

'빅게임 피처'라는 명성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텍사스의 여름 승부수였던 콜 해멀스(32)가 중요한 경기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이런 해멀스가 마지막 순간 무너졌다. 적은 토론토 타선이 아닌, 내부에 있었다.
해멀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6회까지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해멀스의 역투에 힘입은 텍사스는 근소한 리드를 지켜가며 3-2로 앞서 나갔다. 챔피언십 시리즈가 보이는 듯 했다.
해멀스는 해멀스였다. 텍사스로서는 부담이 큰 경기였다. 1·2차전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텍사스는 홈에서 벌어진 3·4차전을 힘없이 내줬다. 5차전 선발 해멀스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였다. 하지만 믿는 구석은 있었다. 바로 큰 경기에 강했던 해멀스의 가을 전력이었다. 해멀스는 필라델피아 시절인 2008년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싹쓸이하는 등 포스트시즌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여기에 해멀스는 시리즈 진출을 결정하는 이른바 '클린치 게임'에서는 더 큰 집중력을 발휘했다. 해멀스는 2008년 LA 다저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을 시작, 통산 4차례 이런 상황에서 등판해 2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팀은 4경기에서 모두 이기며 다음 라운드 혹은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런 해멀스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이날 경기 전까지 14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05였다. 올 시즌 2차전에서도 7이닝 4실점(2자책점)으로 꿋꿋하게 버티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 실책이 속출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그리고 이날도 힘을 냈다. 6회까지 2실점으로 버텼다.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났다. 2회 선두 엔카나시온에게 볼넷, 콜라벨로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를 막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3회 바티스타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6회 엔카나시온에게 일격을 당하기는 했지만 좋은 투구였다. 팀도 7회 2사 3루 추신수의 타석에서 상대 포수 마틴이 투수에게 공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추신수의 배트를 맞추는 어처구니 없는 실책을 저지르며 행운의 득점을 뽑아 3-2로 다시 앞서 나갔다.
그러나 7회 무너졌다. 해멀스 탓이 아니었다. 동료의 실책 때문이었다. 선두 마틴이 유격수 땅볼을 쳤는데 앤드루스의 실책이 나왔다. 이어진 필라의 1루수 땅볼 때는 1루수 모어랜드가 선행주자를 잡기 위해 2루로 던졌으나 송구가 좋지 않아 주자와 타자가 모두 살았다. 여기에 고인스의 희생번트 때는 3루수 벨트레가 잘 잡아 3루로 던졌으나 백업에 들어간 앤드루스가 다시 공을 떨어뜨리는 실책이 나왔다. 3개의 플레이에서 모두 실책이 나온 것이다.
텍사스 내야가 뭔가에 홀린 듯한 상황에서도 해멀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르비어를 1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이 상황에서 3루 주자를 잡으며 리드를 유지했다. 이미 111구를 던진 해멀스는 마운드를 다이슨에게 넘기고 내려갔다. 그러나 해멀스와는 달리, 다이슨은 이 긴장되는 상황을 지킬 힘이 없었다. 도날드슨의 2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타구 때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2사 1,3루에서 바티스타에게 결정적 3점 홈런을 맞고 주저 앉았다. 텍사스의 첫 월드시리즈 우승 꿈은 사실상 이 상황에서 좌절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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