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DS] 오물 투척-벤치 클리어링, 엉망 된 명승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15 08: 44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맞붙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는 용광로였다. 디비전시리즈 5차전까지 오면서 일단 뜨겁게 달궈졌고, 경기 내내 장작이 추가되면서 끝없이 불타올랐다.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선취점을 얻은 쪽은 텍사스, 1회초 딜라이노 드실즈의 2루타와 추신수의 땅볼로 1사 3루를 만들었고, 프린스 필더가 땅볼을 친 뒤 1루수 야수선택으로 타점을 올렸다. 이어 3회초에는 추신수가 1사 주자없는 가운데 마커스 스트로먼의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로저스 센터 우측 담장을 넘겼다. 올해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자 개인통산 포스트시즌 2번째 홈런이다.
토론토도 차근차근 따라갔다. 3회말 벤 르비어의 내야안타와 조시 도날슨의 땅볼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나갔고 호세 바티스타가 2루타로 타점을 올렸다. 6회말에는 1사 주자없는 가운데 에드윈 엔카나시온이 콜 해멀스의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비거리 142m짜리 초대형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그리고 운명의 7회가 찾아왔다. 2-2 동점 상황에서 텍사스는 선두타자 러그너드 오도어가 좌전안타로 출루했고, 크리스 히메네스의 희생번트와 딜라이노 드실즈의 땅볼로 2사 3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추신수, 에런 산체스의 4구가 볼로 선언된 뒤 토론토 포수 러셀 마틴이 다시 투수에게 공을 돌려주기 위해 던졌다.
마침 추신수는 타격 준비자세를 취하며 왼쪽 손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뻗었고, 마틴이 던진 공이 추신수의 왼 손등에 맞았다. 굴절된 공은 내야로 굴러갔고, 모두 어리둥절한 사이 오도어는 재빨리 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볼데드를 선언했던 심판이지만 텍사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이 항의했고, 심판 합의끝에 오도어의 득점을 인정했다. 그러자 로저스 센터는 관중의 야유와 투척된 오물로 가득해졌고, 토론토 벤치 역시 강하게 항의를 했다. 그렇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토론토 벤치는 분노로 들끓었다. 로저스센터를 메운 팬들 역시 과도하게 흥분하며 소요사태 직전까지 갔다.
7회말은 더 극적이었다. 텍사스는 수비실책 3개로 순식간에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실책 3개 모두 유격수 앤드루스가 관여했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콜 해멀스가 1루 땅볼을 유도했고, 1루수 미치 모어랜드는 타구를 잡아 홈에 송구했다. 3-2-4 병살타를 노릴 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3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던 대주자 달튼 폼페이의 홈 슬라이딩이 포수 크리스 지메네스를 향했고, 지메네스가 넘어지며 송구를 하지 못했다. 이 장면에서 양 팀 더그아웃이 소란스러워졌다.
이어 1사 만루에서 도날슨의 2루수 쪽 평범한 뜬공을 오도어가 타구판단에 실패,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렇게 경기는 동점이 됐고, 2사 1,3루에서 바티스타가 결승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직감한 바티스타는 마운드를 바라보며 배트를 휙 던졌고, 이 장면이 텍사스 벤치를 자극했다.
로저스 센터를 메운 토론토 팬들은 역전홈런이 나오자 더욱 광분했다. 다시 오물이 날아들었고, 텍사스 더그아웃쪽에 위협을 가해 배니스터 감독이 경찰에게 보호를 요청하기도 했다. 토론토 엔카나시온은 팬들을 진정시키고자 더그아웃에서 나와 제스처를 취했고, 이 장면에 자극을 받은 텍사스 투수 샘 다이슨이 날카롭게 반응하며 벤치 클리어링까지 벌어졌다. 경기는 토론토의 승리로 끝났지만, 로저스센터를 찾은 일부 관중의 행동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cleanupp@osen.co.kr
[사진] AFPBB=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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