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규시즌을 보내기는 했지만, 포스트시즌의 압박감을 이겨내기는 역부족이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믿음은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텍사스는 그 와중에 MLB 디비전시리즈 역사상 세 번째 원정 2연승 후 역스윕의 희생양이 됐다.
텍사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7회 무더기 실책이 나오며 무너진 끝에 3-6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텍사스는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창단 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텍사스는 후반기 막판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사실 초반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후반기 무서운 질주를 펼치며 서부지구 선두 역전 레이스를 펼친 텍사스는 역시 만만치 않은 기세와 함께 동부지구 선두를 따낸 토론토와 디비전시리즈에서 격돌했다. 그리고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따내며 신바람을 냈다. 타선은 적시에 터졌고 마운드는 토론토 강타선을 상대로 잘 버텼다. 계투 작전은 거의 완벽했다.

그러나 홈으로 돌아온 3차전부터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타선이 빈타에 시달렸고 토론토의 재가동된 홈런포에 1-5로 지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결국 승부처는 4차전이었다. 토론토 선발이 상대적으로 약한 R.A 디키임을 고려하면 이날 반드시 이겨야 했다. 하지만 배니스터 감독의 선발 선택은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텍사스는 2차전부터 좌완 선발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토론토에는 힘이 있는 우타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배니스터 감독은 4차전 선발로 다시 좌완 데릭 홀랜드를 썼다 낭패를 봤다. 홀랜드는 2이닝 동안 6실점으로 무너졌다. 반면 이날 선발감으로 고려됐던 우완 콜비 루이스는 두 번째 투수로 나서 3이닝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현지 언론에서는 배니스터의 선택을 크게 비난했다.
5차전에서는 뭔가의 승부수가 부족했다.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프린스 필더, 미치 모어랜드를 그대로 중심타선에 놨다. 믿음이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두 선수는 좀처럼 살아날 줄을 몰랐다. 필더는 1할5푼의 타율로 부진했고 모어랜드는 5차전 내내 단 하나의 안타를 치지 못한 채 시리즈를 마감하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7회 수비에서도 실책 하나를 저지르는 등 공수 모두 부진했다.
이로써 텍사스는 디비전시리즈 역사상 원정 2경기를 먼저 이기고 내리 3연패를 당한 역대 세 번째 팀이 됐다. 지금껏 30번의 이 상황에서 역스윕에 성공한 팀은 2001년 뉴욕 양키스, 2012년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올해의 토론토까지 딱 세 팀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