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팀은 역스윕이라는 참담한 현실과 마주해야 했지만 추신수(33, 텍사스)는 분전했다. 미 언론도 홈런 한 방에 기묘한 상황을 만든 추신수의 막판 분전을 높게 평가했다.
추신수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2번 우익수로 나와 3회 솔로홈런을 치는 등 분전했다. 3회 홈런은 개인적으로는 포스트시즌 2호 홈런. 여기에 7회 상황에서는 행운의 득점까지 만들어내는 등 이날 텍사스에서는 ‘좋은 쪽’으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선수 중 하나로 평가됐다.
3차전까지 타율이 7푼7리에 불과했던 추신수는 4차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1회 무사 2루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진루타를 친 추신수는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 토론토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의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쳐냈다. 타구 속도는 100마일(161㎞)이었다.

이에 대해 ESPN은 자체 트위터에서 “추신수가 마커스 스트로먼의 공을 쪼개 텍사스의 2-0 리드를 안겼다”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잘 맞은 타구였고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7회 상황은 기묘했다. 2-2로 맞선 2사 3루 상황에서 토론토 포수 러셀 마틴이 투수에게 공을 돌려준다는 것이 추신수의 배트를 맞춰 버린 것이다. 인플레이 상황으로 3루 주자 오도어가 재빨리 홈을 밟았다. 토론토 벤치가 항의했으나 이는 번복되지 않았다. 만약 이날 텍사스가 승리를 거뒀다면 추신수는 두 차례나 결정적인(?) 공헌을 한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7회 상황은 미 주요 언론들이 모두 대서특필했다. 언론들은 “추신수의 준비 자세는 고의성이 없어 보였다”라며 과정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으나 판정 자체는 정당했다고 판단했다.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고의적이지는 않았으나 추신수의 뛰어난 움직임이었다”라고 이 상황을 재치있게 설명한 뒤 “타점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으나 추신수의 배트가 길을 막은 후 점수는 3-2가 됐다”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