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갤러리를 했던 것이 도움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3승을 올리고 있는 박성현(22, 넵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첫날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박성현은 15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무려 10개를 적어내는 맹타를 휘둘러 10언더파 62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KLPGA 시즌 3승을 기록 중인 박성현은 제리나 필러(미국), 찰리 헐(영국) 등 공동 2위 그룹을 4타차로 넉넉하게 벌린 채 단독 선두로 나섰다.
특히 박성현의 이날 기록은 지난 2012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대회 1라운드에서 세웠던 63타를 뛰어넘는 코스레코드 신기록이다. 지난 2003년 박희정이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세웠던 62타와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이기도 하다.
처음 이 대회 코스에 나섰다는 박성현은 "코스가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티샷, 아이언샷이 좋았고 특히 퍼팅이 잘 따라줘 10언더파를 기록한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박성현은 이날 아침 좋지 않은 몸상태 때문에 샤프트를 가벼운 것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 "몸상태에 따라 클럽을 조정한다. 컨디션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무거운 클럽들을 가져왔는데, 월요일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다시 가벼운 클럽으로 교체했다"면서 "오늘은 어제보다 몸이 나아져서 스윙이 더 부드러웠다. 몸이 안 좋아 더 긴장했는데 오히려 좋은 스코어를 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박성현은 작년 이 대회에 갤러리를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코스를 몇 번 돌지 않으면 기억을 잘 못한다"는 박성현은 "작년에 갤러리 했던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됐다. 밖에서 보기에는 코스가 쉬워 보여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연습라운드 때 많이 어렵다고 느꼈다"면서 "갤러리 한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고 코스가 어렵게 느껴지니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해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LPGA 장타자인 렉시 톰슨, 미셸위와 함께 플레이한 것에 대해 "내가 드라이버샷 하지 않는 홀도 있어 통계상으로는 렉시 톰슨보다 짧게 나오는 듯 하다"면서 "두 선수 모두 장타자지만 나도 나쁘지 않았다. 엎치락 뒤치락하니 재밌기도 했다. 내가 확연히 두 선수보다 길다고는 하지 못하겠다. 드라이버는 평균 240미터 정도 나가는 것 같다. 잘 맞으면 250미터 정도 나간다. 오늘은 자세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장타 비결에 대해 "정말 내로라하는 장타자들과 플레이 했다. 그들은 나보다 신체적 조건이 좋고 파워가 월등하다. 나는 그들보다 스윙 스피드가 좀 더 빠른 것 같고 그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스스로 분석하기도 했다.
작년의 자신을 돌아본 박성현은 "작년에는 이 대회 갤러리로 왔다. 올해는 자격을 갖춘 선수로 플레이 해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겸손해 했다.
박성현은 최근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는 "골프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하자는 주의인데 작년에는 스윙이나 리듬, 특히 스윙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전지훈련에서 스윙에 할애를 했다"면서 "일정해진 리듬과 타이밍이 좋은 성적에 도움이 된다. 멘탈 측면에서는 작년에는 챔피언조 플레이나 성적 좋은 선수들과 경기하면 긴장했는데 올해에는 상위권 선수들과 플레이하며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박성현은 남은 라운드에 대해 "우승한 대회에서도 더블, 트리플을 한 적이 있다. 오늘은 행운이 많이 따라준 날이었다. 남은 대회 기간 동안 더블도 나올 수 있고 트리플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국내 대회와 LPGA 대회의 차이점은, 내가 KLPGA 2부투어에서 1부투어에 올라왔을 때도 분위기가 다르다고 느꼈는데, 이번에도 그때처럼 조금씩 달랐다. 그 점이 오히려 설레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