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김현수-나성범, 진짜 달의 남자는 누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16 05: 52

플레이오프 스토리텔링의 중심에는 김경문 NC 감독이 있다. 두산 감독으로 8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길러낸 제자들이 지금도 팀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간판스타 김현수(27)는 김 감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06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는 이듬해 개막 3번째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깜짝 기용됐다. 만 19세 어린 타자였지만 가능성을 봤던 김경문 감독은 김현수에게 큰 기회를 줬다. 2008년 최연소 타격왕에 오른 김현수는 KBO리그 대표 타자로 성장했다.
김 감독은 지난 9월 김현수에 대해 "고교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는데 왜 지명이 안 됐을까 싶었다. 어깨가 좋지 않고, 발이 느리다는 이유였는데 직접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며 "현수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잘하는 선수는 절대 공짜로 잘되는 게 아니다. 안 보이는 곳에서 꾸준히 많은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표시내지 않고 잘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현수가 두산을 대표하는 김경문의 남자였다면 NC에는 나성범이 있다. 나성범이 투수로 NC에 지명된 후 팀의 초대 사령탑으로 김 감독이 왔다. 그리고 나성범은 일생일대 모험을 한다. 김 감독의 권유아래 타자로 전향하게 된 것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가 타자로 변신하는 건 쉽지 않은 결단이었지만 나성범은 김 감독을 믿고 따랐다.
김 감독은 "투수로도 좋았지만 밸런스가 불안해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다. 신생팀으로서 투수보다는 타자가 더욱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다. 장타력이 있고 발도 빨라 경험만 쌓는다면 리그를 대표할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안목은 정확했다. 빠른 기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나성범은 KBO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으로 자리 잡았다.
김 감독 밑에서 자라나 야구 인생이 바뀐 김현수와 나성범, 두 사람이 플레이오프에서 정면 승부한다. 두산과 NC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이자 중심타자로 큰 경기에서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어느덧 예비 FA가 된 김현수의 커리어가 아직 앞서지만 최근 3년 사이에 무섭게 성장한 나성범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큰 경기는 중심타자의 한 방에 의해 승부가 좌우된다.
올 시즌 성적은 김현수가 141경기 타율 3할2푼6리 167안타 28홈러 121타점 103득점 OPS .979, 나성범이 타율 3할2푼6리 184안타 28홈런 135타점 112득점 OPS .926. 누적 기록은 나성범이 앞서지만 비율 기록은 김현수가 우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성적으로 외야 부문 골든글러브 경쟁자이기도 하다. 플레이오프는 표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과연 김현수가 옛 스승 김경문 감독의 NC를 넘을지, 아니면 나성범이 김 감독에게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진출 영광을 안길지 그 결과가 기다려지는 플레이오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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