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주전 포수 양의지(28, 두산 베어스)가 10개 구단 최고의 폭발적 스피드를 자랑하는 NC 다이노스 타선을 만난다.
정규시즌에서 NC를 만나는 팀은 늘 도루 공세에 시달렸다. NC는 정규시즌 204도루로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 삼성(157도루)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40도루를 넘긴 선수가 3명(박민우, 김종호, 에릭 테임즈)이나 될 정도로 출루만 하면 상대 배터리의 혼을 쏙 빼놓는다. 200도루 돌파는 지난 1995년 롯데 자이언츠(220도루) 이후 최초이자 KBO리그 역대 2번째일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양의지가 이런 NC의 발 빠른 선수들을 감당해내야 한다. 올해 양의지의 도루저지율은 26.2%였다. 백업인 최재훈(33.3%)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의 발을 꽁꽁 묶은 바 있어 NC 육상부와도 정면대결을 펼쳐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는 완벽한 양의지의 승리였다. 1차전에는 넥센의 도루 시도를 완전히 억제했다. 그리고 2차전에는 김하성, 3차전에는 고종욱과 유한준의 도루를 막아냈다. 도루 허용은 전문 대주자인 유재신에게 4차전에 내준 것이 유일했다. 상대가 시도했던 네 번의 도루 중 세 번을 저지했고,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뛰려는 시도 자체를 줄인 점이다.
NC는 부담스런 상대지만 양의지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종료 후 그는 "NC가 도루를 많이 하기 때문에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남은 기간 대비 잘 하겠다. 넥센도 많이 뛰는 팀인데 대비를 잘 해서 시도를 줄였다. NC전에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양의지가 지닐 수 있는 이점 중 하나는 팀 내에 좌완투수가 많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좌완투수는 투구를 준비하며 1루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우완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자를 묶는 면에서 수월한 경우가 많다. 도루는 투수와 포수가 합작해야 막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좌완투수와 자주 호흡을 맞출수록 상대의 도루 성공률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투수들의 피칭이다. 도루라는 것은 출루가 전제돼야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출루 자체가 줄어들면 평소보다 자주 시도하더라도 도루만으로 상대를 흔들기는 어렵다. 양의지의 몫도 크지만 그 이전에 투수들이 NC 타자들을 잘 막는 것이 우선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