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 논란발언, “강정호 사태, 어틀리와는 달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16 06: 02

체이스 어틀리(LA 다저스)가 촉발시킨 2루에서의 거친 슬라이딩에 대해 조 토리 메이저리그(MLB) 부사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나 토리 부사장은 어틀리 사태에 앞서 일어났던 강정호(피츠버그)와 크리스 코글란(시카고 컵스)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직접적으로 발언, 또 한 번의 논란이 예상된다.
조 토리 부사장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지역매체인 ‘시카고 선-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어틀리 사태에 대한 징계의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그러나 그에 앞서 벌어졌던 강정호와 코글란의 충돌 사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한 발 비껴 나갔다. 이에 대해 피츠버그 언론들이 정면 반발하는 등 좀처럼 이 불씨가 꺼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어틀리는 지난 1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뉴욕 메츠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상대 유격수 루벤 테하다의 부상 상황에 원인을 제공하며 비난에 시달렸다. 7회 1사 1,3루 상황에서 병살을 막기 위해 2루로 깊숙한 슬라이딩을 했는데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한 테하다의 우측 정강이뼈가 골절됐다. 이에 대해 MLB는 어틀리에게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논란이 된 이 징계에 대해 토리 부사장은 “이번 어틀리 사태와 같은 장면을 이전에는 본 적이 없었다. 최근 비슷한 사례를 보기는 했다”라며 강정호와 코글란의 충돌을 떠올렸다. 강정호는 지난 9월 18일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병살을 막기 위해 거칠게 돌진한 코글란과 충돌하며 무릎과 정강이를 다쳤다. 강정호는 그대로 시즌 아웃됐으나 징계는 없었다. 그간 이런 상황을 ‘경기의 일부’로 봤던 MLB의 오랜 관습 때문이었다.
하지만 토리 부사장은 “두 사건(어틀리, 코글란) 사이에 어떠한 유사성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토리 부사장은 “코글란은 2루 베이스를 향하고 있었으며 슬라이딩도 빨랐다. 내가 보는 논란은 어틀리의 슬라이딩이 늦었다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코글란의 슬라이딩 자체는 문제가 없었으나 그 범위 안에 강정호가 있어 충돌이 생겼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위치 자체가 충돌할 수 있는 범위였으며 부상은 운이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토리 부사장은 “나에게는 매우 다른 사건”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코글란에게 징계를 주지 않은 MLB 사무국의 정당성을 항변하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토리 부사장은 만약 어틀리가 베이스를 향해 그대로 들어와 누군가와 부딪혔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나, 어틀리가 방향을 바꿨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토리 부사장은 그 장면 후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특별한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피츠버그는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 ‘피츠버그 트리뷴 라디오’의 패널인 팀 벤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틀리 사태 전 토리가 강정호와 코글란의 충돌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이것은 그의 일이 아니던가?”라고 반문하는 등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토리 부사장의 발언이 논란을 진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피츠버그의 아픈 기억을 다시 꺼내는 모양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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