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을 냈던 김용희 SK 감독의 거취가 곧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임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가운데 마지막 결정만이 남아있다는 시각이다.
지난 7일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SK는 그 후 지금까지 선수단이 휴식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김용희 감독의 재신임 여부, 그리고 그에 따른 코칭스태프 개편이다. 올 시즌 후반기 수석코치로 활동했던 조원우 감독은 최근 롯데의 신임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석코치 공백이 생긴 가운데 가장 첫 단추는 역시 김용희 감독의 재신임 여부가 될 수밖에 없다.
SK의 한 관계자는 15일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SK는 지난 주 선수단 휴식을 맞아 프런트 조직도 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주부터 다시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해 감독 거취를 논의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정이 신속하지 못하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유임이라면 빨리 공식화해 권력 누수를 막을 필요가 있다. 반대로 경질을 결정한다면 이 역시 빠른 보폭으로 나아가야 선점 효과가 있다. SK는 애매한 보폭이다. 다만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구심에는 선을 긋고 있다.

그만큼 고민의 폭이 크다는 방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지휘봉을 잡은 김용희 감독은 몇몇 긍정적인 팀 시스템 개편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성적’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SK는 올 시즌 숱한 부상자 공백 속에서 3년 연속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했다. 가까스로 5위 자리를 따냈으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탈락했다. SK 내부에서도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부정적인 시선은 대개 시즌 운영에 쏠려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경질카드를 꺼내들기도 부담도 크다. 프런트로서는 선임한 감독을 1년 만에 자르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SK를 고민하게 하고 있다. 내부의 지도자감은 경험과 선수단 장악에서 ‘아직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강하다. 외부에서 데려올 인물도 후보군이 넓은 편은 아니다. 이왕 구단에서 의욕을 가지고 시작한 ‘시스템 야구’라면 프런트와 호흡이 비교적 잘 맞는 김용희 감독이 적임자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유임으로 가닥을 잡아 가고 있다. 다만 마지막 몇몇 쟁점을 두고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프런트의 의견을 모아 김 감독에게 전달하는 절차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확실한 것은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는 점이다. SK는 19일 선수단이 재소집되어 훈련에 들어간다. 최근 마무리캠프 일정도 조율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늦어도 주말 안에는 결론이 나야 하는 가운데 SK가 어떤 메시지를 들고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6년 일정도 그 때부터 시작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