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국민타자' 이승엽(삼성)과 통화가 닿았다.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이승엽은 "완벽하다"고 수 차례 반복했다. 이젠 부상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접어둬도 될 것 같다.
16일 1군 무대에 합류하는 이승엽은 18일 자체 평가전서 첫 선을 보일 예정. 이승엽은 "(몸상태는) 완벽하다. 사실 걱정을 많이 했었다. 오랫동안 기다리면서 한국시리즈 참가 여부도 불투명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회복 속도가 느려 자신감을 잃었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믿고 하면 된다'고 하길래 그대로 했더니 이만큼 좋아졌다"고 말했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서 일까. 이승엽은 "(컨디션이 좋아진 뒤) 요즘 기분이 아주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옆구리 뿐만 아니라 허벅지 상태도 완벽 그 자체. 이승엽은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는데 한국시리즈에서 밀린 숙제를 다 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승엽은 트레이닝 파트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프로 데뷔 후 21년동안 이렇게 체계적으로 재활한 건 처음이다. 2군에서 한 달 가까이 머무르며 너무 답답하고 그랬는데 재활 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트레이닝 파트의 능력에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다. 역시 삼성 라이온즈 트레이너의 맨파워는 대한민국 최고다. 부상 재발이 우려돼 훈련을 멈추고 싶을때도 있었지만 '믿고 따르면 된다'고 안심시켰다. 통증이 남아 있어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는데 '회복 과정의 일부분'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참고 계속 했는데 이젠 완벽한 상태가 됐다. 정말 깜짝 놀랄 만큼 대단하다".
실전 감각 회복이 우선 과제. 15일 2군 자체 평가전에 참가했던 이승엽은 2군 코칭스태프의 배려 속에 9차례 타석에 들어섰다. 이승엽은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 덕분에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타격 훈련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훈련량을 좀 더 늘려 스윙 스피드를 회복하면 괜찮을 것 같다. 이젠 통증도 없고 한 달 만에 타석에 들어섰는데 괜찮다고 본다. 현재 상태에 굉장히 만족한다. 열흘간 어느 만큼 준비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젠 내가 어느 만큼 하느냐에 달려 있다. 부상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냈다는 게 정말 크다. 아플까봐 걱정하면 스윙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텐데 부상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벗어나 기분이 아주 좋다. 요즘 내 목소리 참 좋지 않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이승엽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 타율 9푼5리(21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그 아쉬움을 만회하는 게 목표. 이승엽은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정규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한국시리즈을 앞두고 3주간 여유가 있었는데 준비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 지난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한국시리즈 1차전 첫 타석부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또한 "이번에 몇 번 타자로 나설지 모르겠지만 6번 타자로 나서게 된다면 중간 역할을 잘 하고 싶다. 한국시리즈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좋은 투수들이 많이 나오는 만큼 찬스가 많지 않을텐데 그 찬스를 최대한 잘 살려야 한다. 다른 건 없다. 무조건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제 몸은 완벽하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NC(타율 3할3푼3리(54타수 18안타) 4홈런 14타점)와 두산(타율 4할9푼2리(59타수 29안타) 3홈런 10타점)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이에 이승엽은 "상대 전적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정규 시즌 성적은 접어 두고 경기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단기전에서도 내 몸과 마음이 전력으로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모든 준비는 내게 달려 있으니 확실히 준비해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고 싶다. 다른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2일 삼성-kt전은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정규 시즌 고별전이었다. 내년부터 새 집(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시즌을 치른다. 부상 탓에 역사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했던 이승엽은 "정규시즌 고별전에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입장이었다"며 "진정한 마지막 경기는 한국시리즈 1,2차전이다. 평생 다시 오지 못할 대구구장에서 대선배님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그동안 자리를 많이 비웠는데 팀이 힘들때 하지 못한 게 정말 미안했다. 그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도록 정규 시즌 때보다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