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에 대한 파악도 끝났다. 양의지(28, 두산 베어스)가 다가올 플레이오프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18일부터 마산과 잠실을 오가며 벌어지는 이번 플레이오프는 양의지와 NC의 발야구가 펼칠 정면대결에 의해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양의지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의 도루 시도를 4회로 제한했고, 그 중 3번을 저지했다. 넥센(100개)보다 도루가 2배 이상 많은 NC(204개)의 발 빠른 주자들이라 해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수치다.
양의지는 팀의 안방마님인 동시에 5번 타순에 배치되는 중심타자다. 하지만 방망이를 들었을 때보다 마스크를 썼을 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공격보다는 수비를 잘 해야 한다. 실수를 줄이고 한 베이스를 더 가는 플레이에서 싸움이 갈릴 것이다"라는 것이 양의지의 이번 플레이오프 예상이다.

그런 점에서 투수들이 NC의 강타선을 잘 막아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양의지의 주 임무다. 200도루를 달성한 NC의 발을 묶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의지는 "타자와의 승부가 먼저다"라고 못박았다. 나간 주자의 도루를 막는 것보다 그들이 주자가 되기 전에 타석에서 확실히 눌러 출루를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NC가 가진 가장 위협적인 무기인 에릭 테임즈를 봉쇄하는 것도 포수인 양의지의 몫이다. 40홈런-40도루를 해낸 테임즈는 베이스 위에서도 요주의 인물이다. 무엇보다 출루를 방지하는 것이 최선. 양의지는 "NC가 거둔 승리 중에 4~50승은 테임즈가 잘 쳐서 만들었을 것이다. 일단 안 치게 하고, 자기가 먼저 나오도록 만들겠다"며 테임즈를 조급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심하면 어쩔 수 없이 나오는 볼넷 정도는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대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만날 수 있는 다음 타자를 처리해야 실점이 나오지 않는다. 양의지는 "이호준 선배님과의 승부도 잘 대비해야 한다. NC의 득점루트는 테이블 세터가 출루하고 3~5번이 해결하는 식이다. 기동력에 신경을 쓰면 볼카운트가 몰릴 수 있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말로 주자에 몰려 스스로 불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두산은 좌완이 많은 팀이다. 왼손 투수는 던지기 전에 1루를 정면으로 보기 때문에 주자의 리드 폭을 좁히기 쉬워 도루 방지도 비교적 수월하다. 하지만 양의지는 방심하지 않는다. "좌완이 있을 때는 주자가 100% 산다고 생각해야만 뛰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도루를 막기 더 어렵다. 단 시도는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200도루를 넘겼을 정도로 스피드가 강점인 NC라 해도 처음부터 무턱대고 뛸 수는 없다. 초반 탐색전은 필수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양의지는 "큰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막 뛰지는 못할 것이다. 김경문 감독님도 상대의 빈틈을 보고 무너뜨리는 스타일이다"라며 큰 경기의 속성, 그리고 NC의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의 속도 훤히 내다보고 있는 듯 보였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