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필승 셋업맨 함덕주(20)가 새로운 패턴으로 NC 다이노스 타선에 맞선다.
함덕주는 이번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두산이 가장 자신있게 내놓는 셋업맨이다. 이번 시즌에는 7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65로 엄청난 성장세를 과시했다. 전반기 5.56으로 높았던 평균자책점은 후반기 2.54로 크게 떨어졌다. 후반기 성적만 보면 분명 리그 정상급 불펜투수다.
특히 두산이 가장 경계하는 타자인 에릭 테임즈(NC)를 상대로도 강했다. 테임즈는 올해 두산전 16경기에서 타율 4할3푼1리, 7홈런 5도루로 자신의 시즌 성적보다 나은 기록을 냈지만 함덕주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함덕주는 그를 7타수 1안타로 틀어막았다. 본인은 "홈런을 하나 맞았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홈런과 볼넷 하나를 허용한 것을 빼면 압도했던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 그리고 이번 시즌 초에는 좌타자만 상대하는 불펜투수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테임즈도 함덕주가 상대해야 할 여러 타자 중 하나일 뿐이다. 그는 이번 플레이오프 각오를 묻는 질문에 "신경 쓰지 않고 한 타자 한 타자 상대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타자 공략법은 다소 달라진 부분을 엿볼 수 있다. 정규시즌 테임즈와 만났을 때 어떤 부분이 효과적이었던 것 같은지 묻자 함덕주는 "계속 바깥쪽으로 상대했는데, 바깥쪽 빠른 볼이 잘 먹힌 것 같다. 이번에는 패턴을 바꿔볼 것이다. 높은 공도 써보고 몸쪽에도 던질 것이다"라며 상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물론 테임즈가 전부는 아니다. 이제는 한 타자가 아닌 한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불펜의 핵심이다. 따라서 우타자도 많이 만난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4푼8리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인 2할1푼6리보다 높지만, 최근엔 편해졌다. 함덕주는 "우타자를 상대로는 한 가지 공(체인지업)을 더 던지기 때문에 지금은 더 편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한다. 좌타자가 나오면 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 투 피치 조합 승부가 대부분이지만, 체인지업이 점차 무르익고 있어 우타자 상대에 도움이 된다.
체인지업 강화가 전체적인 마음가짐에도 큰 변화를 줬을 것이다. 시즌 초와 비교해 가장 발전한 부분이 무었인지 물었을 때도 그는 생각이 달라진 부분을 언급했다. "예전에는 우타자가 나오면 바뀌겠지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차이다"라는 것이 함덕주의 설명이다.
큰 부담은 없다. 준플레이오프를 경험했기에 가을야구 첫 출장도 아니다. 함덕주는 준플레이오프를 돌아보며 "생각보다 많이는 안 떨렸다"고 한 뒤 "처음과 비교하면 기대치가 올라간 것 같은데, 후반기에 성적이 괜찮아서 부담감을 덜었다"고 덧붙여 평소엔 쉽게 보이지 않지만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나오는 담대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