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2015년 시즌을 마감한 피츠버그가 내년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몇몇 쟁점이 되는 부분이 있는 가운데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강정호(28, 피츠버그)의 활용방안이 그 중 하나라며 고민을 드러냈다.
헌팅턴 단장은 16일(이하 한국시간) ‘CBS 피츠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을 두고 결정해야 할 몇몇 어려운 결정(some tough decisions)이 있다고 말하며 강정호를 어떤 포지션에서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강정호가 다음 시즌 피츠버그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피츠버그의 고민이 크게 묻어난다.
정규시즌에서 98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전체 2위를 기록한 피츠버그는 전체 3위 시카고 컵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팀 연봉 규모 및 전력을 보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한 경기 만에 끝난 가을야구에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다. 헌팅턴 단장도 “뛰어난 시즌이기는 했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 시즌은 지나갔고 이제는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피츠버그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선수들도 적잖고 연봉조정을 해야 하는 선수들도 많다. 제한된 예산 속에서 팀을 꾸려가야 하는 헌팅턴 단장의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당장 올해 내셔널리그 구원왕에 오른 마무리 마크 멜란슨, 연봉조정 마지막 해에 들어가는 프랜차이즈 스타 닐 워커, 그리고 계륵이 된 페드로 알바레스 등 굵직한 선수들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붙박이 2루수였던 워커는 다음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워커에게 장기 고액 계약을 안겨주기 어려운 피츠버그는 그를 내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2루가 빈다. 외부에서 새 선수를 영입하기는 어려운 가운데 강정호, 조시 해리슨, 조디 머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들이다.
헌팅턴 단장은 ‘CBS 피츠버그’에 “부상을 당한 강정호가 어떤 포지션에서 뛸지 결정하는 것 또한 그 어려운 결정 중 하나”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는 강정호의 몸 상태와 연관이 있다. 지난 9월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주루 플레이에 무릎과 정강이를 다친 강정호는 6~8개월 정도 재활이 불가피하다. 내년 개막전에 대기가 되어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어떤 포지션이 강정호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분분한 것으로 보인다. ‘CBS 피츠버그’는 “그가 완벽히 회복해 돌아온다고 가정해도, 피츠버그는 라인업에 돌아올 강정호의 활용 방안에 대한 명확한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당분간 심사숙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워커를 1루로 옮기고 해리슨이 2루, 머서가 유격수, 강정호가 3루수를 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CBS 피츠버그’는 “닐 워커를 1루로 옮기는 것은 피츠버그가 고려 중인 방법이 아니다. 곧 FA 자격을 획득하는 선수에게 포지션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평한 처사가 될 수 있다”고 피츠버그의 고민을 에둘러 표현했다. 시즌을 막판까지 치르느라 내년 계획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한 헌팅턴 단장 및 피츠버그 프런트의 선택이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