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리버풀이 위르겐 클롭(48) 감독의 데뷔전서 손흥민(23)이 부상으로 빠진 토트넘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레인서 열린 리버풀과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홈경기서 0-0으로 비겼다.
클롭 감독이 추구하는 성향이 데뷔전부터 물씬 드러났다. 도르트문트 사령탑 시절 주전술로 사용했던 게겐프레싱(전방압박)을 내세웠다. 리버풀 선수들은 하나 같이 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가했다. 간격은 촘촘했다. 리버풀의 게겐프레싱에 토트넘은 전반 중반까지 적잖이 고전했다.

토트넘은 부상자들이 즐비한 중원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주는 에릭 다이어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설상가상 좌측면 날개인 나세르 샤들리가 전반 초반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까지 겹쳤다. 패스미스가 잦아지며 어려움을 자초했다.
새 수장의 눈도장을 찍으려는 리버풀 선수들의 투지는 엄청났다. 너나 할 것 없이 한 발자국 더 뛰려 했다. 특히 좌우 날개 필리페 쿠티뉴와 제임스 밀너, 중앙 미드필더 루카스 레이바와 엠레 찬의 밀도 높은 압박은 토트넘을 괴롭히기에 충분했다.
리버풀은 골대 불운 등이 겹치며 쉽게 결실로 맺지 못했다. 1차 혹은 2차 압박이 벗겨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선수들의 동선이 겹치며 공간을 내준 까닭이다. 클롭 감독의 전술을 선수들이 100%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이려면 시간이 필요한 듯했다.
후반에는 전반과 같은 압박을 보여주지 못했다. 패스의 세밀함도 떨어졌다. 클롭 감독은 목청을 높여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박수를 치기도 했다. 후반 막판 아담 랄라나 대신 패싱력이 좋은 조 앨런을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끝내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리버풀이 전반에 보여준 밀도 높은 압박은 강렬한 인상을 줬다. 90분 내내 유지하는 게 과제로 남았다. 체력, 호흡, 전술이해도 등이 필요하다. 리버풀은 지난 8월 25일 아스날전 이후 무려 9경기(컵대회 포함) 만에 클린시트(무실점)를 기록했다.
클롭 감독의 데뷔전은 기대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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