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관심, 황재균-손아섭 '장터 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18 06: 05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메이저리그(MLB)행을 타진하고 있는 롯데의 두 거인 황재균(28)과 손아섭(27)이 미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법리적으로, 전략적으로 해결할 일이 남아 있지만 두 선수의 미국 도전에 현지 언론들이 즉각 반응하는 모습은 예사롭지 않다.
MLB 선수 이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연합뉴스'의 보도를 인용해 황재균과 손아섭이 MLB 진출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팬들에게 파급력이 적잖은 매체라는 점에서 두 선수의 이름을 알리는 데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CBS스포츠, NBC스포츠 등은 17일 황재균의 포스팅 의사를 알렸다. 손아섭의 경우는 이미 야후스포츠를 중심으로 한동안 MLB 도전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롯데의 핵심 선수들인 황재균과 손아섭은 최근 국내 언론을 통해 MLB 진출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힌 상황이다. 사실 시즌 초반까지 MLB 스카우트의 시선은 '최대어'인 박병호(29, 넥센), 그리고 지난해 포스팅에 도전했었던 김광현(27, SK) 양현종(27, KIA)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몇몇 구단들이 황재균 손아섭에 관심을 가졌고 직접 스카우트를 파견해 지켜봄에 따라 상황이 조금씩 달라졌다.

다만 제대로 된 '장터'가 설지는 아직 미지수인 부분이 많다. 조원우 감독을 새롭게 영입하며 내년 도약에 나서고 있는 롯데는 되도록 두 선수를 모두 잔류시키겠다는 뜻이 강하다. 여기에 두 선수는 FA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원 소속팀 롯데의 허락이 있어야 포스팅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또한 포스팅에 나선다고 해도 롯데와 선수를 납득시킬 수 있는 금액이 나올지도 두고 봐야 한다.
규약도 문제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KBO(한국야구위원회)의 규약상 두 선수가 모두 포스팅에 나설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KBO 규약은 한 팀에서 포스팅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선수를 1년에 1명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며 아직 어떤 선수가 포스팅 무대에 등장하게 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런 국내적 상황, 그리고 아울러 개정된 미·일 포스팅시스템과 한·미 포스팅시스템의 차이도 구체적으로 비교하며 이해를 도왔다.
다만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본다면 황재균이 포스팅에 나서는 것이 좀 더 이치에 맞을 수 있다. 황재균은 KBO에서 8년을 뛰었으며 2016년 시즌이 끝난 뒤 FA가 된다. 반면 손아섭은 7년을 뛰었으며 내년에도 포스팅에 도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황재균은 자신의 한 시즌 홈런 기록을 뛰어넘으면서 뛰어난 2015년 시즌을 보냈다. 오른손 타자인 황재균은 타율 2할9푼, 출루율 3할5푼, 장타율 0.521과 26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이전까지 18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다"라고 설명하면서 "KBO 리그의 경기수가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나기는 했지만 타수당 홈런이 증가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는 KBO 올스타전 홈런더비 우승자이기도 하다"라고 자세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수비력과 내구성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그는 좋은 수비력을 가진 3루수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2011년 이후 모든 경기에 나서는 등 내구성도 지니고 있다"라며 황재균의 수비와 신체적 능력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이어 손아섭은 황재균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왼손 타자인 손아섭은 황재균과 같은 힘을 가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더 정교한 타자이며 꾸준한 출루율을 보여주고 있다. 손아섭은 올해 116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 출루율 4할6리, 장타율 0.472, 13홈런, 11도루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로는 매년 타율 3할6리 이상, 출루율 3할7푼 이상을 기록했다"라며 정교함과 출루율, 그리고 꾸준함을 칭찬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얼마 전 야후스포츠의 컬럼니스트이자 소식통인 제프 파산의 기사를 인용하며 손아섭이 MLB 대형 에이전시 중 하나인 '비벌리 힐즈 스포츠 카운슬'과 계약을 맺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미 MLB 진출에 대해 차분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손아섭이 올해 포스팅을 하길 바라고 있다"라면서 선수의 열망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지난해 피츠버그와 계약(포스팅 약 500만 달러, 4년 1100만 달러)한 강정호의 계약은 분명히 성공적이었다며 그 계약이 두 선수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흥미롭다고 전했다. 강정호가 KBO 리그의 인식을 많이 바꾼 만큼 두 선수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KBO 리그 성적이 강정호보다 낫다고는 할 수 없는 두 선수가 만약 강정호보다 더 높은 포스팅 금액을 받거나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경우 이런 가설은 어느 정도 증명이 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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