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절치부심' 유희관의 반등 희망 "말하는 대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18 05: 59

준플레이오프에서 스스로 만족스러운 투구를 하지 못했던 유희관(29, 두산 베어스)이 말수도 줄인 채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했던 유희관은 4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볼넷 3실점하고 팀의 2-5 패배 속에 패전투수가 됐다. 홈 플레이트에서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은 목동구장에서 솔로홈런 2개를 맞은 것이 긴 이닝 소화를 방해했다. 목동은 정규시즌 토종 다승왕(18승)인 유희관에게도 쉬운 장소가 아니었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거나 감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17일 미디어데이 행사 전 유희관은 "매 경기 준비했고, 시즌 내내 던졌으니 감은 항상 있다. 내가 잘 던지지 못했는데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어 동료들에게 고맙다. 덕분에 명예회복할 기회가 한 번 더 왔다"며 자신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앞에서 니퍼트와 (장)원준이 형이 퀄리티 스타트(QS)를 했기 때문에 2승 후 3차전에서 끝냈으면 체력을 더 아낄 수 있어서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빨리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다. 4차전에서도 우리가 졌다면 쫓겼을 것이다"라는 말로 4차전의 대역전극이 자신에게도 심적인 안정을 가져다줬음을 밝혔다.
준플레이오프의 경우 3차전에 상대 에이스인 앤디 밴헤켄을 만난 점이 악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3차전에 나간다면 NC의 3선발을 만난다. 이에 대해서는 "상대 투수에 신경 쓰지는 않는다. 목동을 벗어나 잠실에서 던질 수 있는 부분은 긍정적인 요소다. 반등할 수 있는 조건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말해 자신이 3차전 선발이 될 것이라는 부분도 암시했다.
투수들의 무덤인 목동이 아닌 잠실에서 던질 수 있다면 유희관이 본연의 피칭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번 시즌 유희관은 잠실에서 12승 2패, 평균자책점 3.14로 강했다. 또한 시즌 중 잠실에서 12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잠실은 유희관이 최상의 피칭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다.
유희관은 팀 내 투수 중 자신을 키 플레이어로 꼽았는데, 잘 던지고자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 이번 시리즈의 키 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 그는 "타자는 (정)수빈이가 중요할 것 같고, 투수는 나를 꼽고 싶다. 준플레이오프가 4차전에 끝날 것 같다고 손가락 4개를 폈을 때도 그럤고, 뭔가 말하는 대로 이뤄지는 것 같은데 이번엔 절치부심해서 잘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특별한 이유를 들기보다는 잘 던져 팀에 기여하고 싶은 절실함이 담긴 대답이었다.
5전 3선승제 시리즈에서 3차전 선발은 단 한 경기에만 등판하지만 중요성은 매우 크다. 2승을 거둔 상태에서는 시리즈를 끝낼 수 있고 1승 1패에서는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수 있으며, 2패를 당한 상황에서는 배수진 카드가 된다. 목동에서 잠실로 옮기게 된 유희관의 피칭에 두산의 운명도 달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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