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테임즈가 터지면 NC 다이노스가 승리하고, 테임즈를 막으면 두산 베어스가 이긴다. 정규시즌 테임즈에 당했던 두산은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18일부터 마산구장과 잠실구장을 오가며 펼쳐질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는 '테임즈 시리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테임즈는 올해 두산전 16경기에서 타율 4할3푼1리, 7홈런 5도루를 기록하며 타석 안에서, 그리고 베이스 위에서 꾸준히 두산을 위협했다. 이 선수의 폭발 여부에 따라 시리즈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불펜에서 키가 될 수 있는 것은 신예 함덕주다. 정규시즌에 좌타자들을 상대로 2할1푼6리라는 낮은 피안타율을 보인 함덕주는 테임즈를 상대로도 7타수 1안타로 강했다. 홈런과 볼넷을 하나씩 내주기는 했지만 탈삼진도 4개나 있었다. 이 정도면 테임즈 킬러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함덕주는 좀 더 다양한 코스를 공략해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겠다는 생각이다. 테임즈와 어떻게 맞붙을 것인지 묻자 함덕주는 "(정규시즌에는) 계속 바깥쪽으로 상대했는데, 바깥쪽 빠른 볼이 잘 먹힌 것 같다. 이번에는 패턴을 바꿔볼 것이다. 높은 공도 써보고 몸쪽에도 던질 것이다"라고 답했다.
함께 호흡을 맞출 포수 양의지도 생각이 있다. 조급하게 만들어 방망이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양의지는 "NC가 거둔 승리 중에 4~50승은 테임즈가 잘 쳐서 만들었을 것이다. 일단 안 치게 하고, 자기가 먼저 나오도록 만들겠다. 그리고 테임즈 앞에 주자가 없도록 테이블 세터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는 김태형 감독의 의견과도 통한다. 17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 감독은 "테임즈가 가장 위협적인데, 그 전에 테이블 세터를 막는 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앞에 주자가 있는 상황만 만들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홈런을 허용해도 1점만 내주고 끝난다.
김 감독은 잠실에서 훈련을 실시한 16일에는 더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았다. "피하는 것은 아니고, 좌우 폭을 넓히면서 어렵게 승부해야 할 것 같다. 그 전에 테이블 세터를 출루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때도 역시 관건은 테이블 세터를 확실히 묶는 것이었다.
모두가 조심스러운 승부를 예고했으니 이들의 계획을 종합하면 테임즈를 상대하는 두산 투수들은 대체로 바깥쪽 위주의 볼 배합을 하며 테임즈를 안달나게 만들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꽤 있다. 여기에 말려들면 두산에 유리한 상황이 올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피할 수 없는 이호준과의 승부가 중요해진다. 올해 NC가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호준이 타율 2할9푼4리, 24홈런 110타점으로 맹활약해준 덕분이기도 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