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놀라게 한 정효근의 슈퍼테크닉 3가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0.18 06: 20

정효근(22, 전자랜드)이 모두를 놀라게 한 슈퍼테크닉을 선보였다.
인천 전자랜드는 17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서 서울 SK를 77-50으로 대파했다. 4연패서 탈출한 전자랜드(6승 6패)는 KCC, KGC와 함께 공동 4위로 도약했다. 
정효근의 활약이 눈부셨다. 전자랜드는 안드레 스미스가 무릎부상으로 빠져 골밑에서 해줄 선수가 없었다. 이승준, 이동준, 김민수, 데이비드 사이먼이 버틴 SK를 어떻게 상대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정효근이 기대이상으로 분전했다. 이날 정효근은 14점, 6리바운드, 2스틸, 2블록슛으로 대활약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정효근은 이날 세 개의 슈퍼플레이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 김민수의 블록슛을 피한 ‘더블클러치’(Double clutch)
1쿼터 종료 1분 37초를 남기고 정효근이 왼쪽 코너에서 공을 잡았다. 볼 페이크로 가볍게 오용준을 제친 정효근은 그대로 베이스라인 돌파를 시도했다. 정효근은 페인트존 바깥에서 그대로 점프했다. 스펜서와 김민수가 점프해서 블록슛을 시도했다. 그대로 슛을 시도하기는 무리로 보였다. 골밑의 주태수에게 패스해줘도 노마크 골밑슛기회가 나는 상황.
정효근은 긴 체공시간을 십분 활용해 김민수의 블록슛을 피했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정효근은 가까운 쪽 골대를 노리지 않고 반대편으로 리버스 레이업슛을 시도했다. 정효근의 손을 떠난 공은 백스핀이 제대로 걸렸고, 백보드를 맞고 멋지게 림을 통과했다. 외국선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핑거롤 더블클러치’였다. 순간적인 상황판단과 정효근의 운동능력이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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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orts.news.naver.com/videoCenter/index.nhn?uCategory=kbasketball&category=kbl&listType=game&date=20151017&gameId=201510176555270159&teamCode=&playerId=&keyword=&id=158546&page=1
▲ 수비수 네 명을 제친 ‘인 유어 페이스’(in your face)
2쿼터 종료 1분 31초를 남기고 정병국은 3점슛 라인 바깥에서 정병국과 픽앤팝(Pick&pop)을 시도했다. 정효근은 완벽하게 골대 정면에서 노마크 3점슛 기회를 잡았다. 네 명의 SK 선수가 페인트존 꼭짓점에 서 있는 상황. 보통 선수라면 밀집수비를 뚫고 들어가지 않고 편안하게 3점슛을 쏠 것이다. 하지만 정효근은 수비수 네 명 사이에 순간적으로 생긴 빈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정효근은 이승준과 최원혁 사이로 과감하게 드리블로 돌파했다. 정효근은 노차지 에어리어 바깥에서 점프했다. 이 때 김민수가 블록슛을 노리며 점프했다. 정효근은 과감하게 왼손으로 덩크슛을 터트렸다. 오른손으로 볼을 간수했다면 김민수에게 막히는 상황이었다. 정효근의 배짱과 높은 점프력이 두루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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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펜서를 농락한 ‘드랍 스텝’(Drop step)
3쿼터 종료 2분 50초를 남기고 전자랜드가 53-28로 크게 앞선 상황. 속공상황에서 정효근이 공을 잡았다. 하프라인부터 드리블로 치고 나간 정효근을 스펜서가 가로막고 나섰다. 정효근은 시선을 오른쪽에 두며 스펜서의 오른쪽으로 치고 나갈 것처럼 속였다. 스펜서는 정효근의 오른쪽을 막았다.
이 때 정효근은 드랍 스텝을 왼쪽으로 밟으면서 스펜서를 완벽하게 농락했다. 정효근은 무주공산인 골밑에서 가볍게 레이업슛으로 마무리했다. 정효근의 아이페이크(eye fake)와 볼 페이크(ball fake), 방향전환을 한 드랍스텝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스펜서는 넋 놓고 2점을 헌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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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정효근은 “덩크슛과 더블클러치가 멋졌다”는 칭찬에 “그냥 운이 좋아서 됐다”며 멋쩍어했다. 하지만 결코 우연으로 나올 수 없는 기술이다. 지난 시즌 한양대를 3학년만 마치고 프로에 뛰어든 정효근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유도훈 감독의 지도와 본인의 노력이 어우러져 급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요즘도 정효근은 경기시작 2시간 전에 꼭 코트에 나와 슛연습을 빼놓지 않는다. 정효근은 경기당 6.8리바운드로 국내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른 국내선수들도 정효근을 본받아야 한다. 단순히 득점을 많이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효근처럼 관중을 열광케 하는 기술을 보여줄 수 있어야 진정한 프로다. 정효근의 슈퍼플레이는 2점만 주기에는 매우 아까운 고급기술이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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