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전운의 PO’ 신경전 넘은 볼거리 시리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18 06: 03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였지만 승리를 양보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물씬 풍겨져 나왔다.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플레이오프 일정에 돌입한 NC와 두산이 신경전을 넘은 풍부한 볼거리 시리즈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NC와 두산은 18일 마산구장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갖는다.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에 도전하는 NC,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꺾고 기세를 탄 두산 모두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지고 있다. 정규시즌 성적은 NC가 좋았지만 큰 경기에서의 경험은 오히려 두산이 더 많다. 팽팽한 승부를 예상하는 이유다. 17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두 팀은 유쾌한 입담 속에서도 상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큰 경기에서는 선수들은 물론 팬들까지 신경이 곤두서기 마련이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하나의 작은 불씨가 큰 불로 번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당시에도 몇몇 콜을 비롯한 판정, 그리고 몇몇 상황에서 양팀 선수들이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있었다. "승부욕은 좋지만 도가 지나치면 곤란하다"라는 우려가 나왔다.

두 팀도 올 시즌 정규시즌 당시 한 차례 벤치클리어링을 벌인 바 있다. 지난 5월 27일 마산 경기였다. 해커와 오재원이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1루 베이스에서 충돌했다. 서로간의 오해가 있었다. 여기에 두산 벤치에서는 공이 날아 들어오며 문제가 커졌다. 다음날 양팀 감독의 만남 속에 사태는 잘 풀렸지만 더 날카로워지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런 일이 없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NC와 두산은 인연이 얽혀 있는 만큼 지나친 신경전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경문 NC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은 사제지간이다. 여기에 NC에는 이종욱 손시헌과 같이 두산 선수들과 친분이 두터운 선수들이 있다. 대립보다는 오히려 건전한 긴장을 통해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희망이 커지는 이유다. 건정한 신경전을 넘어,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멋진 시리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은 비교적 선이 굵은 야구를 한다. 번트보다는 강공이라는 화끈한 야구를 구사한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화끈한 공격 야구가 펼쳐지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또한 두 감독은 '의외의'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최근 자체 연습경기에서 외야수 나성범을 투수로 투입시키는 깜짝 카드를 구상했다. 근래 들어 수비에는 나서지 않았던 이호준을 경우에 따라 1루에 넣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경문 감독은 17일 미디어데이에서 "팬들에 대한 볼거리로 생각해 달라"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승부처에서는 투입시키지 못하는 게 당연하고,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나 팬 서비스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호준도 김태형 감독의 경계에 대해 "몸으로 막는 것은 자신 있다. 배가 글러브다"라고 재치 있게 응수하며 분위기를 살렸다. 김태형 감독도 "포수 홍성흔 카드가 있다"라고 일찌감치 패를 꺼냈다.
물론 이런 '번외 볼거리'가 얼마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각 팀에서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 좋은 카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상을 예상할 수는 없기에 경기 막판까지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카드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미디어데이에서 미리 공개했기에 서로가 기분 나쁠 일도 없다. 좋은 경기력, 팽팽한 긴장감에 볼거리까지 더해진다면 팬들의 기억에 남는 명품 포스트시즌으로 기억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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