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26)은 과연 마운드에 오를 것인가. 2015년 NC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지켜봐야 할 키포인트다.
나성범은 이번 주 NC 구단 자체 평가전에서 3차례나 투수로 구원등판했다. 3경기에서 1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세이브도 2개나 올렸다. 준플레이오프가 치러진 동안에도 '투수' 나성범의 깜짝 등판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연세대 시절 150km를 던지는 왼손 파이어볼러로 활약한 나성범은 NC 입단 후 타자로 전향했다. 그래도 투수 최대어의 가락은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자체 평가전을 통해 나성범의 투구를 지켜본 베테랑 이호준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 역시 1994년 해태에 투수로 입단, 1군에서 2시즌을 던진 바 있다.

지난 17일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이호준은 "난 그래도 투수로 1군에서도 던졌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웃은 뒤 "성범이가 던지는 것을 보니 좋더라. 마음을 먹고 세게 던지면 150km까지 나오겠다"며 투수로서 그의 능력에 놀라워했다. 나성범은 평가전에서 최고 구속 146km를 찍었다.
나성범은 "감독님이 준비하라고 하셔서 던지게 됐다. 3~4년 만에 투수로 나왔는데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었다"며 스스로도 의외의 일이었다고 말한 뒤 "저의 포지션은 투수가 아닌 타자다. 오랜만에 투수로 던져 좋았지만 타자로서 더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의 깜짝 투수 기용을 놓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 감독은 "모든 분들이 나성범의 투수 등판에 의문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름대로 또 다른 카드를 준비한 것이지만 너무 크게 생각하시지 않아도 된다. 경기 중간에는 기용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승부처에는 중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날 쯤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보여드릴까 생각 중이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플레이오프 같은 큰 경기에서 여유 있는 상황이 올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어디까지나 팬서비스이자 볼거리 차원으로 투수 나성범을 고려 중이다.
물론 전력 문제를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다. NC는 11명의 투수 엔트리에서 좌완 투수가 임정호·이혜천 2명뿐이다. 포스트시즌은 연장이 15회까지 치러지기 때문에 투수를 소모할 경우 나성범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나성범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멀티 포지션을 준비했다.
이호준은 "포스트시즌은 엔트리 변경이 되지 않는다. 누가 부상을 당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 나도 1루 수비를 나서서 준비했다. 테임즈나 조영훈도 상황에 따라 외야를 수비할 수 있게끔 준비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투수 나성범도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그 중 150km 가까운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나성범은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