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깜짝 시구 원종현, 김경문 "내가 뭉클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18 12: 14

NC 다이노스는 18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질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자를 끝까지 숨겼다. 경기 시작 3시간 전까지 비밀에 부쳤다가 공개한 이름은 바로 원종현이었다.
원종현은 지난 시즌 NC 불펜의 주축선수로 활약하면서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선수다. LG 트윈스와의 준 플레이오프에서는 최고 구속 155km까지 뿌리면서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올 1월, 스프링캠프 도중 대장암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다행히 수술 후 치료를 받고 암세포가 모두 제거했고 내년 마운드 복귀를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NC 역시 원종현을 잊지 않고 마산구장 포수 후면 그라운드에 'WON TEAM, ONE DINOS 155K'라고 새겨 엔트리에는 없지만 함께 가을야구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NC 김경문 감독 역시 원종현의 1차전 시구 소식에 적잖게 놀란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원종현이 오늘 시구한다는 걸 지금 처음 들었다"면서 "올 시즌 시작하기 전에 많이 놀랐었다. 어찌보면 승리조 불펜투수 하나 만드는 게 10승투수 하나 만드는 것보다 어렵다. 원종현은 어려운 상황에서 일어난 선수라 더욱 마음이 많이 갔고 잘했으면 하는 선수였는데 (대장암 판정을 받아) 나나 선수나 모두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결과적으로는 선수들이 종현이가 빠진 자리를 잘 채워줬다. 그리고 마음으로 뭉쳐 올해 좋은 성적을 냈는데, 오늘 시구를 한다니 내 기분이 뭉클하다"며 잠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정확히 1년 전 155km를 던졌던 원종현, 이번 시구에서는 구속이 얼마나 나올까. 김 감독은 "살살 던지라고 해야겠다. 100km만 나오면 된다"며 웃었다. /cleanupp@osen.co.kr
[사진] 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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