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 톰슨(20, 미국)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2승째를 올렸다. 통산 6승째.
톰슨은 18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보기 1개, 버디 4개를 기록해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2위 그룹 청야니(대만)와 박성현(22, 넵스)을 밀어내고 정상에 오른 톰슨은 지난 7월 열린 마이어 LPGA 클래식 이후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3위로 경기를 출발한 톰슨은 이날 6번홀까지 파행진을 펼치며 무난하게 경기를 이끌어갔다. 이어 7~9번홀을 3연속 버디를 기록한 톰슨은 후반 두 번째 11번홀에서 보기로 주춤하는 듯 했으나 15번홀에서 보기로 이를 만회, 역전승의 감격을 누렸다.
톰슨은 이날 우승으로 이번 대회 정상을 차지한 첫 미국 선수가 됐다. 톰슨은 경기 후 "대단한 영광이다. 나를 위해서도 경기를 하지만 내가 미국인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미국을 대표해 최초로 이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17번 홀 그린까지 리더보드를 못 봐서 상황은 자세히 몰랐다. 내 경기에 집중했다. 공격적으로 플레이 하려고 노력했다"는 톰슨은 경기장 분위기에 대해 "대단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쪽에 오면 항상 기대가 된다. 골프가 아시아권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특히 갤러리들이 적극적으로 응원해준다"면서 "미스샷이 나도 응원을 해준다. 프로골퍼라면 팬들과 스폰서를 위해 열심히 경기하게 마련인데 아무래도 이번 우승이 갤러리들 덕이 아닌가 싶다"고 고마워했다.
톰슨은 "리더보드를 확인하려고 노력하진 않는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려고 한다. 최선을 다해 결과가 좋으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 했다는 것에 만족하려고 한다"면서 "가끔은 내가 이렇게 많이 이뤘다는 걸 실감하지 못할 때가 있다. 실제 이렇게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해 여러 번의 우승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톰슨은 "시차는 말레이시아에서 지난 주에 적응을 해서 그렇게 힘들진 않았지만 이번 주 초에는 속이 많이 좋지 않았다"면서 "힘이 하나도 없었다. 경기 시작하면서는 기대감이 별로 없었지만 점점 컨디션이 나아졌다"고 말해 경기 내내 제 컨디션이 아니었음을 설명하기도 했다.

퍼트할 때 장갑을 끼고 하는 것에 대해 톰슨은 "장갑을 벗고도 퍼트를 해봤는데 오히려 더 안 맞았다. 나뿐만 아니라 잭 니클라우스와 펑샨샨도 장갑을 끼고 퍼트한다"면서 "별다른 이유는 없고 개인의 취향인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서 그런 듯 하다. 좀 더 편안하다"고 말했다.
특히 톰슨은 KLPGA 선수 중 인상 깊었던 선수에 대해 "함께 플레이한 조윤지와 박성현 선수가 가장 인상 깊었다"면서 "조윤지와는 2, 3, 4라운드를 같이 쳤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꾸준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박성현과는 대회 첫날과 마지막 라운드를 함께 플레이했다. 장타자고 모든 면에서 강하고 꾸준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두 선수 모두 거리에서나 일관성에서나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올림픽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스포츠 선수라면 나라를 위해 경기를 한다는 것처럼 영예로운 일이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팀을 위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우선은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고 가능하다면 우리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