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의 교훈을 잊지 않은 최진철 감독이 큰 일을 만들어 냈다. 바로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칠레 U-17 월드컵 서전을 승리로 챙겼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칠레 코킴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1승을 챙긴 한국은 잉글랜드, 기니(이상 1무), 브라질(1패)을 제치고 조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브라질뿐만 아니라 '축구종가' 잉글랜드, 아프리카 복병 기니와 함께 한 조에 편성됐다. 기니가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로 꼽히지만 어린 연령대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는 아프리카 축구 특성상 한국에 만만한 상대는 한 팀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브라질을 상대로 한국은 부담스러운 결과를 얻기도 했다. 지난 지난 9월 열린 수원 컨티넨탈컵에서 브라질에 0-2로 졌다. 친선경기였지만 완패한 것은 분명 부담이 컸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진철호는 체력으로 브라질의 기술을 이겨냈다. 물론 브라질이 완벽한 전력으로 경기에 임한 것은 아니다.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던 만큼 쉽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한국은 분명 브라질에 밀렸다. 점유율에서 63-37로 비교가 되지 않았다. 기록에서는 밀렸지만 경기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오히려 자신들의 공간에서 패스를 돌리는 브라질을 상대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임했다.
특히 어린 태극전사들은 강력한 체력을 앞세워 브라질을 압도했다. 축구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번 대회가 열리기전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 한국은 연습 경기에 대한 내용보다는 체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다.
평소 대회를 앞두고 기술적인 준비를 많이 하는데에 비해 최진철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하루 2차례씩 체력훈련을 펼쳤다. 그 결과 선수들은 자신감이 생겼다. 기술에서 부족함이 있더라도 체력에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상대를 강력하게 압박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서 나타난 것처럼 한국은 브라질을 체력에서 압도했다. 상대에 비해 더 많이 뛰었고 그 결과 기회를 만들었다. 체력에서 앞서면서 점유율은 적었지만 오히려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펼쳤다.
경기 결과는 한국의 승리. 특히 한국은 9개의 슈팅 중 5개가 골대를 향했다. 반면 브라질은 1개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더 많이 뛰면서 유리한 기회를 자주 연출했기 때문이다.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 올리면서 한국의 청소년들은 힘을 낼 수 있었다. 따라서 브라질을 상대로 90분 내내 밀어치는 결과를 얻게 됐다.
물론 이번 대회서 한국의 최종 결과에 대한 섣부른 예상은 설레발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대표팀이 임했던 대회중 가장 체력적으로 많이 끌어 올린 것이 사실이다.
2002 한일 월드컵서 4강 기적을 이뤘던 한국은 당시에도 체력이 가장 중요했다. 기술을 압도하는 체력을 통해 강호들을 넘고 4강에 올랐다. 당시 최진철 감독은 중앙 수비수로 세계를 놀랄 경기력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통해 배웠던 것들이 이번 대회서도 완벽하게 증명되고 있었다.
그동안 최진철 감독은 주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많은 연습량이 나오면서 조직력이 더해진 것은 보너스. 따라서 브라질을 상대로 축구에서나 볼 수 있는 스탯이 아닌 실제의 축구를 펼쳤고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