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NC, '니퍼트 쇼크' 탈출 못하면 KS도 없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0.19 06: 00

그건 일종의 쇼크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주한 NC 다이노스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의 '전'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만나서 말이다.
니퍼트는 2011년 이후 4년 동안 두산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부상에 허덕이며 정규시즌 6승에 그쳤다. 약 2개월을 쉰 뒤 니퍼트는 시즌 막판 복귀했고,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을 7이닝 2실점으로 막았지만 NC가 이처럼 완벽하게 당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NC는 18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두산전에서 0-7로 완패를 당했다. 니퍼트 한 명에게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니퍼트는 이날 막강 NC 타선을 상대로 9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완봉 역투를 펼쳤다. 역대 포스트시즌 20번째 완봉승이자 외국인선수 3번째, 더불어 외국인선수 플레이오프 첫 완봉승이다.

경기 전 NC 김경문 감독은 "시즌 끝나고 2주 동안 청백전도 하고 준비를 했지만, 실전감각을 빨리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걱정이 '기우'가 되길 바랐겠지만, 좋지 않은 예감은 현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NC 타자들은 최근 1~2년 동안 상대했던 니퍼트의 공보다 훨씬 구위가 좋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특히 니퍼트는 2011년 최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되찾은듯 보였는데, 2회 이호준을 153km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장면은 백미였다. 투구수 114개를 기록했는데, 9회까지 150km가 넘는 공을 뿌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NC는 중요한 첫 판을 내줬다. 정규시즌이면 충격에서 회복할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단기전에서는 한 경기에 분위기가 넘어가는 경우가 참 많다. 당장 NC는 19일 안방에서 두산과 2차전을 갖는다. 만약 여기서 '니퍼트 쇼크'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면, 한국시리즈 진출은 쉽지 않다.
SBS 이순철 해설위원은 "나도 타선이 좋은 NC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봤다. 그렇지만 니퍼트가 정말 잘 던졌고 NC 타자들은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문제는 지금부터인데, 단기전은 바로 1경기만에 회복하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니퍼트의 피칭이 위력적이었고, 분위기까지 두산으로 끌고간 게 사실이다. NC가 다시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서는 2차전 타선이 터져야 한다. 2차전 두산 선발은 장원준, NC는 잭 스튜어트다. 이 위원은 "2차전에서 장원준이 스스로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두산이 유리하다고 본다"며 "스튜어트가 정말 좋은 투수라 NC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만큼 단기전은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C의 당면과제는 타격감 회복이다. 이미 기선제압은 당했는데, 2차전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 시즌 중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NC 타자들이 깨어날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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