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니퍼트, 완벽 부활의 비결 '체인지업 활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19 06: 11

두산이 자랑하는 외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가 가을 잔치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한창 좋을 때 모습 그대로다. 
니퍼트는 지난 18일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두산의 7-0 영봉승을 이끌었다. 니퍼트의 완봉승은 포스트시즌 통산 20번째 기록으로 지난 2009년 KIA 아퀼리노 로레즈가 SK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기록한 뒤 무려 8년 만이다. 
니퍼트는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7이닝 3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2실점 쾌투를 펼친 데 이어 2경기 연속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니퍼트 특유의 높은 각도에서 내리 꽂는 강속구와 함께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하며 가을야구를 지배하고 있다. 

니퍼트는 150km 안팎의 패스트볼 계열 공과 변화구로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는 투수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구사하지만 어디까지 3번째 구종이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속구(67개)에 이어 체인지업(25개)을 많이 던졌다. 슬라이더(18개) 커브(4개)를 합한 것보다 많았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NC 타자들은 니퍼트의 체인지업에 배트가 쉽게 나왔다.
니퍼트는 2회 에릭 테임즈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바깥쪽 136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나성범에게도 3~7구 연속 속구로 승부하다 137km 체인지업으로 다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4회 박민우를 3구 삼진 처리할 때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과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역으로 151km 속구를 결정구 삼아 루킹 삼진 돌려세웠다. 
왼손 타자뿐만 아니라 오른손 타자에게까지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특히 5회 1사 1·2루에서 손시헌에게 던진 2구째 130km 낮은 체인지업이 유격수 땅볼이 돼 6-4-3 병살로 연결돼 이닝을 끝낸 게 백미였다. 131~138km에 형성된 니퍼트의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좌타자 기준 바깥쪽 낮게 떨어져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몸쪽 속구로 타자를 움츠러들게 만든 뒤 바깥쪽으로 떨어뜨리는 패턴이 돋보였다.
두산 한용덕 투수코치는 "그동안 많이 쉬어서인지 힘이 넘친다"며 웃은 뒤 "니퍼트는 원래부터 체인지업을 던질 줄 아는 투수였다. 강속구를 살리기 위해선 떨어지는 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할수록 좋다. 니퍼트의 체인지업이 괜찮은 편이다. 이전보다 더 많이 던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저 145km에서 최고 153km까지 찍힌 볼 스피드 상승이 가장 큰 힘이다. 니퍼트의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던 타자들로서는 갑자기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어정쩡한 스윙을 할 수밖에 없다. 강력한 구위에 투구 레퍼토리까지 다양화된 니퍼트의 올 가을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