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드라마 같은 승리, 우연 아닌 짜여진 각본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10.19 06: 52

드라마 같은 승리는 우연이 아니었다. 경기 내내 지속적으로 노렸던 곳에서 득점이 터졌다. 짜여진 각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 스틸러스의 K리그 클래식 2위 도약 가능성이 커졌다. 포항은 지난 17일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5연승 및 13경기 연속 무패(8승 5무)를 기록한 포항은 2위 수원 삼성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하게 됐다. 수원과 한 차례 맞대결이 남은 만큼 순위 뒤바꿈도 무리는 아니다.
고비를 넘겼다. 전북은 스플릿 라운드에서 상대할 상위 5개 팀들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상대였다. K리그 클래식 최다 득점 1위 및 전체 순위 1위 등 여러 면에서 강적 중에 강적이었다. 포항 공격수 김승대가 "전북전이 스플릿 라운드 중 최대 고비라고 생각했다"고 할 정도였다.

고비였던 만큼 쉽지 않았다. 초반부터 치열했던 승부는 박빙과 같았다. 누가 먼저 골을 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위협적인 공격이 계속됐다. 골키퍼 신화용(포항)과 권순태(전북)의 선방쇼 때문에 골이 나오지 않았을 뿐 아슬아슬한 승부가 펼쳐졌다.
승부의 균형은 경기 종료 직전에야 무너졌다. 후반 48분 코너킥을 방어한 포항이 빠른 역습을 펼쳐 김승대가 권순태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김승대는 자신이 직접 슈팅을 하지 않고, 뒤에서 쇄도하는 신진호에게 내줘 아무도 없는 골대로 공을 밀어 넣게 했다.
코너킥 방어에 이은 역습 득점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날 포항은 비슷한 패턴의 공격을 선보였다. 다만 전북이 잘 막아내고 있었을 뿐이다. 전북은 역습을 맞지 않기 위해 긴 패스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다. 또한 세트피스 등에서 흘러나오는 공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마지막 공격에 집중하는 사이 빈 틈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포항이 계속 중원 싸움을 한 뒤 역습을 펼쳤다. 그래서 투박하지만 역습을 허용하지 않는 경기를 했다"며 "흘러나오는 공 싸움을 계속 연습했지만, 반칙으로 끊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많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많은 것을 얻었다. K리그 클래식 선두를 꺾었다는 자신감은 물론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시즌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경기였다. 무패의 좋은 흐름을 이어간 만큼 홈에서 상대하는 제주와 성남전에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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