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의 역투는 단지 한 경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두산의 2차전 투수 운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 함덕주라는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불펜 투수들을 길게 끌고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꺾고 올라온 두산은 기세를 몰아 18일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0의 완승을 거두고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니퍼트의 활약이 빛났다. 니퍼트는 9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는 역투 끝에 완봉쇼를 펼쳤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9일 2차전을 앞두고 “말 그대로 최고였다. 베스트로 던져줬다. 앞으로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당초 니퍼트는 8회까지만 던질 예정이었으나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주자를 내보내 교체하려고 했지만 니퍼트가 스스로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취해 결국 끝까지 밀어붙였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내 휴식 시간을 번 불펜 투수들은 니퍼트 덕에 하루를 더 쉬었다. 체력적으로는 충전을 마친 상황이다. 이에 김 감독은 “두 번째 투수의 타이밍이 중요할 것 같다”라면서 “상황에 따라 일찌감치 붙일 수도 있다”라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함덕주와 이현승의 활용폭이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팀의 마무리인 이현승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승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맹활약을 선보이며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다. 함덕주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으나 구위를 놓고 봤을 때 신뢰할 수 있는 셋업맨이다.
김태형 감독은 “전체적인 불펜 운영 전략 자체는 그대로 간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라면서 “이를 테면 함덕주와 이현승을 좀 더 길게 끌고 갈 수도 있고, 진야곱이나 노경은이 뒤에 나설 수 있다.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승부처라고 생각되면 불펜의 순번과는 관계 없이 함덕주를 투입시켜 불을 끌고 이현승에게는 4아웃 이상을 맡길 수도 있다는 구상인 셈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