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믿을 수 있는 셋업맨을 붙였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에 역전패를 당하며 1승 1패로 마산 2연전을 마쳤다.
두산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1차전에서 7-0 완승을 거둔 두산은 반격을 당해 1승 1패 상태에서 잠실 2연전에 돌입하게 됐다.
승부처는 단연 8회였다. 선제공격은 두산이 했다. 8회초 마산구장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오재원의 선제 솔로홈런으로 두산은 0의 균형을 깨고 선취점을 뽑았다. NC의 강타선을 맞아 7이닝 4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 호투한 장원준도 승리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NC는 곧바로 8회말에 승부를 뒤집었다. 바뀐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선두 손시헌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지석훈이 외야 좌측으로 2루타를 날려 대주자 최재원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김태군이 희생번트로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NC는 김태군 타석에서 스퀴즈를 감행했고, 함덕주가 포수의 키를 훌쩍 넘기는 폭투를 범하는 사이 지석훈이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는 그대로 NC의 승리로 끝났다.
역전 과정에서 두산의 투수교체는 아쉬움을 남겼다. 8회말이 시작될 당시 선두 손시헌을 시작으로 김성욱까지 4명의 타자가 모두 우타자였다. 물론 상대가 대타 작전을 펼 수도 있고, 이 4명을 상대한 뒤에는 박민우부터 4명이 좌타자였지만, 좌완인 함덕주를 낸 것은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선택이었다.
이미 장원준이 마운드에 있을 때부터 노경은과 함덕주가 같이 몸을 풀던 중이었다. 노경은이 나오기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두산 벤치는 정규시즌 후반기 평균자책점 2.54로 좋았던 함덕주를 믿었다. 정규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1푼6리인 함덕주는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4푼8리로 좌타자를 상대할 때보다 높았으나 벤치는 전반기에 비해 체인지업이 좋아져 우타자 상대 경쟁력이 생긴 함덕주 카드를 밀어붙였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함덕주는 평소 보여주지 않는 코스로 폭투까지 하며 리드를 내주고 말았고, 2실점한 뒤에 김성욱까지 볼넷으로 내보내자 노경은이 등판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지만 이미 경기는 뒤집힌 후였다. 아이러니하게 함덕주는 우타자만, 노경은은 좌타자만 상대했다.
물론 지나친 '좌우놀이'는 실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좌타자가 나올 땐 좌완투수를, 라인업에 우타자가 즐비할 때는 우완투수를 내는 것은 기본이 되는 전술이다. '좌우놀이'라는 말도 그래서 생긴 것이다. 믿음이 가는 투수를 기용하는 것은 좋지만 때로는 기본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지름길일 수 있다.
경기후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항상 덕주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덕주를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상황이 되면 이현승이 바로 나갈 수 있었고, 주자 3루에서 노경은이 나갈 수도 있었지만 3루에 주자가 있을 때 노경은은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어서 그렇게 했다. 함덕주는 두산의 미래고, 밀어붙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nic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