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의 뚝심이 결국 통했다. 고정 라인업과 강공으로 밀어붙인 끝에 반격의 1승을 따냈다.
NC는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0-7 무기력한 영봉패를 당하며 기선제압 당했지만 2차전에서 8회말 두 번의 깜짝 작전으로 두산을 무너뜨렸다. 시리즈를 1승1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1차전에서 NC는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구위에 막혀 3안타 2볼넷 무득점으로 영봉패했다. 시즌 최종전 이후 13일만의 경기로 실전 감각에 문제가 있었고, 니퍼트의 구위 자체가 너무 좋았다. 변명의 여지없는 완패였지만 김경문 감독은 1차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 카드를 들고 나왔다.
김 감독은 "승패 결과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승패에만 너무 신경 쓰면 결과가 더 나빠지더라. 어차피 경기 지면 잠 못 잔다. 욕먹더라도 밀어 붙인다"며 "이종욱이 3번으로 나간다. 오늘도 못 칠 수 있겠지만 이 라인업으로 이겨야 분위기를 타서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믿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초반의 NC 타선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1회 1번 김종호가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2번 박민우가 초구에 3루수 앞 병살을 쳤다. 이종욱의 볼넷과 에릭 테임즈의 우전 안타로 이어진 2사 1·2루에서도 나성범이 투수 앞 땅볼로 아웃돼 1회만 두 번의 찬스를 날렸다.
2회에도 1사 후 손시헌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지석훈의 2루 땅볼이 4-6-1 병살이 되고 말았다. 3회에도 2사 후 박민우가 좌측 2루타로 득점권 찬스를 마련했으나 이종욱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두산 선발 장원준의 커브에 헛스윙 삼진 당했다. 4회 이후에는 이렇다 할 찬스도 못 만들며 끌려 다녔다.
4~5회 연속 삼자범퇴로 아웃된 뒤 6회 1사에서는 박민우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며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다. 그러나 이종욱이 장원준의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헛돌아 삼진으로 물러났고, 박민우마저 테임즈 타석에서 견제사로 아웃되며 순식간에 흐름이 끊겼다. 7회 테임즈-나성범-이호준도 삼자범퇴 아웃.
하지만 김 감독의 믿음은 0-1로 뒤진 8회 공격에서 빛을 봤다. 선두 손시헌의 좌전 안타에 이어 지석훈이 번트에서 강공으로 기습 전환, 좌측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승부를 1-1 원점으로 만들었다. 1점차 열세라 누구나 번트를 예상했지만 페이크번트 슬래시로 두산을 당황에 빠뜨렸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기습적인 홈스틸로 두산 투수 함덕주의 폭투를 유발하며 결승점까지 올렸다.
투수 운용에서도 김 감독은 투구수 105개의 선발 재크 스튜어트를 9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1점차 리드 상황이라 불펜 필승조 투입이 예상됐지만 김 감독은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9회 마지막까지 책임진 스튜어트는 완투승으로 믿음에 보답했다. 김경문 감독의 뚝심이 통한 경기였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