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에 뼈아픈 1패를 당했다. 하지만 패배보다 더 큰 걱정은 주전 포수 양의지(28)의 부상이다.
두산은 지난 19일 마산구장에서 있었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NC와의 경기에서 8회초 1점을 얻은 뒤 8회말 2실점해 1-2로 역전패했다. 1차전 완승을 거둔 두산은 2차전에서도 2이닝만 막으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해 1승 1패로 마산 2연전을 끝냈다.
역전패하는 과정 자체도 두산으로서는 아쉬웠지만, 그보다 이후 시리즈 흐름에 더욱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새롭게 등장했다. 바로 포수 양의지의 부상이다. 양의지는 4회말 나성범 타석에서 파울 타구에 오른발을 맞았고, 5회초 자신의 타석까지 소화한 뒤 5회말 최재훈으로 교체됐다. 오른쪽 엄지발가락 타박상을 입은 그는 X-레이 검진 결과 큰 이상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2차전이 끝난 뒤 두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이사항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통증이 심해 내일(20일) 정밀검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 역시 "정밀검진을 해야 할 것 같다. 안 좋은 부위에 맞았다"라고 말했다.
양의지가 없을 경우 두산은 공수에 걸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우선 중심타자를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 양의지는 정규시즌 타율 3할2푼6리, 20홈런 93타점으로 세 부문 모두 김현수에 이은 팀 내 2위였다. 5번 타순에 배치되는 그가 없으면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고, 타선 전체의 짜임새도 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하위타선에도 영향이 생긴다. 7~9번이 오재원-오재일-김재호로 구성되는 것에 비해 이들 중 하나가 5번이나 6번으로 올라가고 최재훈이 한 자리를 차지하면 하위타선 약화도 피할 수 없다. 올해 최재훈은 타율 1할5푼2리, 7타점으로 타격에서 부진했다.
백업 포수도 사라진다. 최재훈이 선발로 마스크를 쓰면 벤치에는 포수 자원이 없는 상태가 된다. 포수 경험이 풍부한 홍성흔이 있기는 하지만 오래 전 일이다. 최재훈이 선발일 때 비상 상황이 되면 양의지가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포수 장비를 차는 경우 외엔 뾰족한 대책이 없다. 20일 서울에서 실시할 정밀검진 결과가 두산으로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정밀검진 결과가 좋지 않아 3차전에 출장하기 어려울 경우 두산은 최재훈이 분전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올해 정규시즌에는 타격 면에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2013 포스트시즌에는 마운드를 이끌며 타석에서도 13경기 타율 2할6푼3리, 1홈런 3타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포수로서 갖춰야 할 능력들은 2년 전 가을에 충분히 증명했지만, 타격에서 의문부호를 떼야 한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