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 완봉과 완투가 나왔다. 특급 에이스들의 강력한 투구가 가을야구를 지배하고 있다.
두산과 NC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나란히 1승1패를 주고받았다. 1차전에서 두산이 7-0 영봉승으로 기선제압했지만, 2차전에서 NC가 2-1 역전승으로 되갚으며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1~2차전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승인은 역시 에이스들의 압도적 투구였다.
1차전은 두산 더스틴 니퍼트의 무대였다. 9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봉으로 NC 타선을 잠재웠다. 최고 153km 강속구(67개)와 떨어지는 체인지업(25개)에 슬라이더(18개)·커브(4개)를 섞어 던지며 포스트시즌 역대 20번째 완봉승 투수가 됐다.

2차전은 NC 재크 스튜어트가 니퍼트 부럽지 않은 투구로 설욕했다. 스튜어트는 9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2-1 완투승을 견인했다. 투구수 105개에서 9회에도 올라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최고 152km 포심(18개) 커터(54개) 투심(17개)에 체인지업(21개) 커브(12개)를 구사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연속 완봉·완투 투수가 나온 것은 6번. 가장 마지막이 1996년 해태-현대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 해태 이강철 완봉승, 4차전 현대 정명원의 노히터 완봉승으로 그 이후 19년 만에 니퍼트와 스튜어트가 2경기 연속 완봉-완투로 경기를 끝냈다. 2000년대에는 첫 2경기 연속 완봉-완투로 외인 투수들은 처음이다.
2000년대 들어 투수 분업화가 자리 잡으면서 완투형 선발투수들이 사라졌다. 정규시즌도 완봉과 완투가 드문데 포스트시즌이라고 다를 것 없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완봉은 20번, 완투는 43번 있었는데 2000년대 이후에는 완봉 5번 포함 완투가 6차례밖에 없었다. 하지만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는 에이스 혼자 경기를 지배하는 투수전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1차전에서 니퍼트가 워낙 좋은 공을 던졌다. 큰 경기에서는 역시 에이스의 힘이 크다.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 눌러 기를 죽인다. 에이스가 잘 던지면 그 팀은 커지고, 그렇지 않은 팀은 작아진다. 야수들도 몇 점만 뽑아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다"고 에이스의 효과를 설명했다.
니퍼트와 스튜어트 모두 빠르고 공격적인 힘의 투구로 경기를 지배했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을 보면 니퍼트가 145~153km, 스튜어트가 145~152km로 매우 빨랐다. 상대 타자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경기 집중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포스트시즌이지만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하는 에이스들의 압도적인 투구가 '가을야구=투수놀음'의 옛 묘미를 살리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2차전 1점차 리드 상황에서 9회 끝까지 스튜어트에게 맡기며 "불펜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는 스튜어트가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뒤에 나올 투수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라 스튜어트로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1차전 니퍼트에 맞서는 기싸움의 의미도 있었다.
니퍼트의 두산이나 스튜어트의 NC 모두 완봉·완투에 힘입어 불펜 소모를 최대한 아낄 수 있었다. 선발 에이스들의 힘으로 장군멍군을 주고받은 가운데 팽팽한 힘 싸움의 플레이오프가 이어지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