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의 야구산책]프로야구판 모럴 해저드 출구를 찾아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10.20 13: 00

프로야구선수들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kt 포수 장성우에 관련된 추문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전 여친이 올린 SNS 폭로성 글의 내용은 일반인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적나라하게 적시되어 있다. 여친과의 사생활 문제를 비롯해 유명 치어리더에 대한 명예훼손성 글에 팬들은 물론 감독에 대한 힐난성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다. 
팬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자 장성우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미 치어리더측에서 명예훼손소송까지 제기했다. 구단은 자체 징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워낙 팬들의 여론이 좋지 않아 이러다 현역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

장성우 사건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초대형 사고가 터졌다. 삼성 선수들의 해외 원정 불법 도박설이 제기된 것이다. 이를 보도한 매체에 따르면 기업인 도박을 수사하다 삼성 선수 몇몇이 마카오에서 수 억원의 도박을 했던 의혹이 포착됐다고 한다. 수 년전부터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박설은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풍문에 불과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삼성 투수들 3명이 도박에 관련됐다는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급기야 경찰이 2명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소환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만일 의혹이 사실이라면 형사처벌을 피하기는 어렵다. 최고의 인기스포츠 스타이자 동경을 받는 공인들이 꺼리낌 없이 해외에서 거액의 불법 도박판을 벌였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곤혹스럽다. 당장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엔트리 구성을 어떻게 할 지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의혹이 입증되거나 관련자 소환 등 정식 수사가 착수된 것도 아니어서 엔트리에서 빼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팬들을 중심으로 의혹을 받는 선수들의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어 무시 할 수도 없다.  누구보다 당사자들이 더 고달픈 상황일 것이다.
전반기에는 한화의 중심타자 최진행은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이 드러나 출전금지조치를 당했다. 금지약물은 자신의 힘이 아닌 약물의 힘을 빌어 성적을 내는 것이다. 최진행은 고의성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KIA 윤완주도 금기시되는 일베용어를 SNS에서 사용했다가 선수자격정지 조치까지 받는 홍역을 치렀다.
1982년 출범 이후 프로야구는 국민들의 인기를 자양분 삼아 꾸준히 성장해왔다. 인기만큼이나 그들이 받는 연봉도 천문학적으로 높아졌다. FA 자격을 얻어 100억 원을 받는 선수들이 생겨났다. 많은 돈과 인기를 누리는 만큼 사회적인 책임도 뒤따른다. 그러나 공인의 윤리의식과 책임의식은 성장이 더딘듯 하다. 그동안 병역비리, 승부조작, 불법 인터넷 도박, 음주운전 등 팬들을 실망시킨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이제는 사생활 추문에 원정도박 의혹까지 심각한 도덕적 해이이다.
드러난 것들은 일각에 불과하다. 구단이 나서서 무마한 사건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구단도 무작정 숨기기만 해서는 안된다.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또 다른 사건이 터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구단의 철저한 자체 관리와 품행 및 의식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고도 문제가 발생된다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더 이상의 일탈은 프로야구 공멸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선수협회도 치열한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선수협회 총회에서 일탈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전면적 선언이 필요하다. 그라운드에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공인의 자세를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사회공헌활동도 더욱 활발하게 전개해야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OSEN 야구부장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