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병주고 약주고’ 있다. 이승우(17, 바르셀로나B)를 보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태도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U-17) 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칠레 코킴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1승을 챙긴 한국은 잉글랜드, 기니(이상 1무), 브라질(1패)을 제치고 조 선두로 올라섰다.
이승우는 브라질전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장결희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승우는 상대 선수의 집중견제를 받았다.

경기 후 FIFA 공식홈페이지에 ‘이승우는 전사라기보다 예술가’라는 제목으로 이승우의 활약이 대서특필됐다. FIFA는 “이승우의 활약상을 알고 싶다면 유투브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된다. 한국에서 온 17세 젊은 신동은 마라도나, 메시 같은 활약상을 보여준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두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이승우를 화려한 솔로라고 생각하지 말자. 역습상황에서 보여준 이승우의 발꿈치 패스는 그의 기교를 보여준다. 그는 지속적으로 동료를 격려하는 리더이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며 이승우의 리더십을 집중 조명했다.
모순은 이승우의 기량발전을 가장 방해한 단체가 바로 FIFA라는 점이다. FIFA는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들의 외국 이적을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승우와 장결희 등 외국출신 청소년선수들에게 내년 1월까지 출전금지를 내렸다. 이들은 클럽 아카데미 ‘라 마시아’에서 머무는 것조차 금지 당해 훈련에 큰 지장이 생겼다.
바르셀로나는 이승우의 조기합류를 요청했지만 FIFA는 거절했다. 이승우는 만 18세가 되는 내년 1월 6일이 돼야 징계가 풀린다. 청소년대표팀이 아니었다면 이승우는 오랫동안 실전경험을 쌓지 못해 기량이 정체될 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우가 U-17 월드컵에서 맹활약하자 FIFA는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나섰다. 대회의 흥행을 위해 이승우의 활약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FIFA의 모순된 행동에 공식홈페이지에는 ‘이승우를 칭찬하기 전에 징계부터 풀어줘라’, ‘FIFA가 선수를 죽이고 있다’며 일침을 가하는 전세계 팬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FIFA 공식홈페이지.